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1월24일] 지수 800P

1988년 11월24일. 종합주가지수가 805.86포인트를 기록한다. 지수 800고지를 돌파한 주식시장에는 희망이 넘쳤다. 투자자 저변도 넓어졌다. 탄력을 받은 주가는 이듬해 4월1일 1,007.77포인트를 기록할 때 까지 거침없이 내달렸다. 종합주가지수 네자리수 시대가 개막됐다는 흥분은 오래 가지 못했다. 짧은 상승을 기다린 것은 긴 하락이었다. 80년대 호황을 이끌었던 3저(저물가ㆍ저유가ㆍ원화절하)가 3고(高)로 뒤바뀐 상황. 경기가 좋을 리 없었다. 쏟아지는 유무상증자 물량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등으로 돌아선 것은 462.13을 찍은 92년8월17일 이후. 반도체 반짝 특수를 타고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주가는 94년11월8일 1,138.75까지 치솟는다. 그걸로 끝. 지수는 이전보다 더 길고 긴 하락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마침 외환위기(IMF)까지 겹쳤다. 속락세는 98년 6월16일 280선에서 겨우 멈췄다. 뉴밀레니엄의 첫날인 2000년1월4일 1,059.04에 오른 감격도 길지 않았다. 상승과 하락의 반복 속에 23일 현재 주가는 860.40포인트. 16년 전보다 6.7% 오른 수준이다. 16년, 4,669거래일 동안 주가가 오른 날은 1,715일. 내린 날이 2,954로 훨씬 많다. 57조원이던 시가총액이 390조원으로 6배가량 많아졌지만 과실의 대부분은 대주주 몫으로 돌아갔다. 16년의 세월의 간극에는 개미들의 피와 땀이 녹아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떤 성적을 남겼을까. 홍콩 419%, 미국(다우존스) 403%, 독일 210%, 영국 FTSE 166% 순으로 올랐다. 타이완(12%)도 우리보다 높다. 일본(닛케이)이 63% 빠진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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