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현안은 2가지로 압축된다. 대북사업과 현대건설 인수문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날 때만 해도 재계에서는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파행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과거보다 더욱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다. 금강산에는 연일 관광객이 몰려들며 지난 7월에는 월 기준으로 최대 인파를 기록했고 개성공단 사업도 6월 말 시범단지가 완공됐다.
일각에서는 대북사업이 지난해 말 3,438억원의 누적적자를 내고 있지만 조만간 흑자를 낼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돈 먹는 사업’에서 ‘돈 버는 사업’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현정은 회장 또한 “대북사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하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 계승에 강한 애착을 나타내고 있다. 현 회장은 5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등과 함께 방북,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만나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건설 문제를 논의했다. 물론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년 3월까지 북측에 지불하기로 한 9억4,200만달러의 금강산관광 대가는 아직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현대그룹의 또 다른 현안은 현대건설을 다시 품안으로 가져오는 것. 현 회장은 항간에 돌고 있는 현대건설 인수추진 소문에 대해 “현재로서는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룹 임원의 상당수가 건설 출신인데다 건설은 현대그룹에게 있어서 고향 같은 존재여서 희망사항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현대의 정통성을 찾기 위해서라도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현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그룹 정통성 계승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대북사업과의 연계, 경영권 안정화라는 실리적인 측면도 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