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佛 멀티플렉스 영화관 늘어난다

프랑스 전국에는 총 2,152개의 극장 건물이 있고 상영관(스크린)수는 4,764개에 달한다. 지난 98년 한해동안 새로 생긴 상영관이 206개인 반면 극장 건물 수는 7개가 줄었다.이러한 수치는 멀티플렉스의 설립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리를 비롯한 10만명이상 거주하는 도시 지역에서 전체 극장 수익의 62%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대도시와 도시 외곽에 자리한 멀티플렉스 영향이다. 이 같은 조사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공동주관으로 2일과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여는 '공적자원과 제작자본, 문화적 다양성 보호, 방송과 영화산업'이라는 주제의 한ㆍ불 영상세미나에 앞서 프랑스 극장흥행등의 현황을 영화진흥위 사이트(www.kofic.or.kr)상에 띄운 자료에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93년 빠떼 그룹이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뚤롱근처 12개 스크린 2,643석)을 설립한 이래 관행적으로 보통 10개 이상의 스크린과 적어도 1,500석 이상의 좌석을 구비한 극장을 멀티플렉스 극장이라 불러 왔지만 98년 법 개정 이후 CNC는 8개 이상의 좌석을 구비하는 극장을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정의하고 있다. 유럽의 다른 나라 특히 영국보다 늦게 시작된 프랑스의 멀티플렉스 극장 건설은 최근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99년 말 통계로는 전국 65개관에서 835개 스크린을 구비하고 있다. 현 멀티플렉스극장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정책적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 99년 만들어진 '들롱보고서'에 따르면 99년 말 건축 허가를 확정적으로 받았거나 공사중인 극장까지 쳐서 2001년도 중에는 100여개 스크린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멀티플렉스 극장의 건설과 성공적 운영은 영화산업 뿐 아니라 국토개발, 도시환경의 문제와도 긴밀한 관련을 갖고 문화적 관행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사회현상. 현재 프랑스의 65개 멀티플렉스 극장 운영주체는 모두 19개사. 그중 5개사(고몽, 유제쎄, 빠떼, 씨쥐알, 버트)가 전체 멀티플렉스 시장의 85.2%를 차지하고 있고 또 그중 버트사를 제외한 4개사가 프랑스 기업이다. 버트사는 벨기에사로 유럽 대륙에 멀티플렉스 건설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 보고서는 멀티플렉스 극장이 야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던 미국영화의 집중상영이나 예술실험극장의 몰락 등의 폐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관객의 극장 출입률이 전체적으로 상승했을 뿐 아니라 독립배급업자들도 시설 좋고 대중이 몰리는 멀티플렉스 극장에 영화를 전시할 기회를 갖게되었고, 프랑스 자국영화의 상영도 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98년 통계에 따르면 한 멀티플렉스 극장 당 프랑스 영화 상영횟수 평균은 127회, 미국영화는 134회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 결과는 예술 실험 영화 및 문화적 다양성의 보호 보장, 멀티플렉스 건립에 대한 까다로운 심사 규정과 제도 등 정치적 조절 능력이 강력한 시스템 에서 가능한 일이다. 멀티플렉스의 건립이 가장 빨랐고 관객수도 갑자기 증가했던 영국의 경우에는 적절한 조율이 늦었던 관계로 더 이상 관객수도 늘지 않고 멀티플렉스가 인구수 대비, 과도 집중 지역이 생기는 등 그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라고 한다. 위성통신의 발달, HD 디지털 기술의 발전 등 신기술의 응용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영화산업 분야에서 단순한 경제 논리에 지배되지 않으며 영화의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고 지원하는 프랑스 정부의 정치적 일관성을 읽을 수 있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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