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나 라우라 알리에즈 ‘사랑에 대한 두려움’ |
|
여성의 사회적ㆍ문화적ㆍ심리적 정체성을 다룬 작품을 모은 ‘자인(姿人)-마리이야기’가 신사동 코리아나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에는 코리아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마리 로랑생(1883~1956)의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며,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하기 활동해 온 7명의 작가들이 다층적인 여성의 모습을 사진ㆍ영상ㆍ설치 작품을 통해 풀어놨다. 코리아나 미술관측은 여성의 본질, 잠재성, 고유한 여성적 언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져보려는 것이 기획의도라고 밝혔다.
국내 첫 선을 보이는 마리 로랑생의 작품은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이 오랫동안 수집한 로랑생의 작품 16점 중 유화 ‘세여인들’을 비롯해 수채화와 드로잉 등 12점. 밝은 채색에 몽환적이고 관능적인 여성미를 표현한 ‘세여인’은 미술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전시제목도 그의 이름에서 빌려 왔다.
마리 로랑생의 작품이 19세기 여성에 대한 시대상을 반영했다면, 함께 소개되는 작가들의 작품에는 21세기 여성상을 시각화 했다. 재미교포 권소원은 평균적인 여성의 고정된 규범과 범주를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영상설치작품 ‘캘린더’를 선보인다. 어머니와 남편의 빈자리로 인한 막막한 그리움과 사랑을 서정적인 어조로 풀어낸 함경아의 영상 설치작품 ‘어머니와 상실’에는 부계사회에서 모성이라는 이미지를 담아냈다.
전시장 벽면을 장식한 사사의 설치작품 ‘ㅍㄹㅅㆍㅎㅌ’는 미국의 팝아티스트 패리스 힐튼을 개념화한 설치작품으로 그의 이름 자음으로 골라 만든 8미터 길이의 휘장을 걸고 힐튼의 27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곁들인다. 여성의 자궁을 통해 여성성을 규정한 서효정의 ‘기억 공유장치로서의 자궁’은 모든 인간이 태초에 기억을 공유하는 장소인 자궁의 사회적인 의미를 영상설치로 꾸몄다. 그 밖에도 광고 속 여성이미지의 허상을 담은 한동훈의 사진영상 ‘아니마 아니무스’ 초상과 정물을 결합한 윤리의 사진 ‘사생활’ 스페인 여성작가 아나 라우라 알리에즈의 영상 ‘메이크업 장면들’등이 함께 선 보인다. 전시는 4월 28일까지. (02)547-9177 /장선화기자 indi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