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항공사인 일본항공(JAL)이 야쿠자와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최대 주주에 의해 적대적인 M&A(기업인수·합병) 공격을 받을 위험에 직면했다.일본 최대 갑부중의 하나로 JAL의 최대주주(지분율 4%)인 이토야마 에이타로(56)씨는 최근 A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JAL 경영진들을 몰아내고 항공사를 살려내기 위해 적대적인 M&A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빠르면 올해말까지 30%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들을 규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과 손잡을 투자자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이 약 8%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항공관계자들은 적대적인 M&A가 이뤄지기 어려운 일본의 경영풍토에서 과연 이토야마의 시도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토야마가 일반적인 일본의 경영인들과 전혀 다른 배경과 성향을 갖고 있어 그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사람도 적지않다.
이토야마는 보트 경기를 이용한 도박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전설적인 인물로 중의원을 3차례, 참의원을 1차례 지낸 유명인사이다. 또 2년전 한 야쿠자가 노무라증권 등 금융기관들을 협박한 혐의로 체포됐을 때 이토야마는 그가 자신의 골프 친구였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월 일본의 폭력조직인 고토 구미(組)가 JAL의 2대 주주로 부상한 이후 이토야마는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혀, JAL이 야쿠자의 손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이토야마는 고토 구미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본의 항공관계자들이 이들의 도움없이 이토야마가 JAL의 경영권을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JAL측은 이토야마가 이전에서 여러 차례 이같은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면서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다. 하지만 JAL이 야쿠자에게 돈을 준 사실 등이 드러나 이미지가 땅에 떨어진데다 120억달러의 부채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어 이같은 적대적 M&A가 성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인영 기자 IYCH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