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와 공동운명체…" 경영 위기감 날로 고조

"판매차질·신인도 하락 우려" 동요기색 역력<br>해외딜러 신규 합류 꺼려 판매망까지 '흔들'


"현대차와 공동운명체…" 경영 위기감 날로 고조 "판매차질·신인도 하락 우려" 동요기색 역력해외딜러 신규 합류 꺼려 판매망까지 '흔들'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관련기사 • 환율충격에 영업익 5~10% 날려 “(정몽구 회장의) 공백으로 생기는 현대ㆍ기아차의 문제는 국내외 투자와 진출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협력업체에도 심각한 경영상 위협이 되고 있다.”(현대ㆍ기아차협력회) “미국 고객들은 대부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회사의 제품 구매를 꺼려 이번 사태가 판매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스코트 핑크 미국 현대차딜러협회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소환이 임박하면서 국내외에서 그의 공백에 따른 경영차질과 대외신인도 하락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해외 딜러들은 “총수의 사법처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미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협력업체 임직원들도 “심각한 경영상 위협을 받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협력업체 “불안ㆍ초조” 탄원서 제출=현대ㆍ기아차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검찰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자신들이 ‘현대ㆍ기아차와의 공동운명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검찰 수사로 현대ㆍ기아차의 경영차질이 본격화되고 대외신인도가 추락할 경우 협력업체들에도 엄청난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경영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면 현대ㆍ기아차와 국내외 동반진출을 추진하고 투자를 진행하는 협력업체에도 심각한 경영상 위협을 주게 될 것”이라며 “검찰이 이 점을 고려해 수사를 매듭지어달라”고 호소했다. 엄수영 현대ㆍ기아차협력회 사무국장은 “중소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해외 동반진출 등에 회사의 존망을 걸 수밖에 없다”며 “해외 진출 시장과 투자시기 등 의사결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엄청난 타격과 책임이 수반되는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딜러 “판매망 붕괴” 위기 고조=검찰 수사와 그룹 총수의 소환 등을 전후해 북미 및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딜러망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벌써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의 기공식이 연기되면서 현지의 유력 딜러들이 현대ㆍ기아차 딜러망에 새로 합류하기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미국법인의 한 관계자는 “현지 딜러들은 미국 내 GM과 포드 등 빅3의 판매량 급감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를 주목하며 합류하려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사태로 인해 다시 냉랭한 기류로 반전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와중에 현대차와 경쟁하는 일본업체 등이 내부적으로 딜러망을 통해 관련 자료를 공유하면서 고객들에게 현대차에 대한 네거티브 마케팅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외 악재로 인해 이처럼 해외 판매에 차질이 생기자 유럽지역 수출목표를 8% 낮춘 데 이어 올해 북미지역 수출목표 역시 전년도보다 4만302대 줄어든 34만6,500대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시장 점유율이 4%대로 아직은 초기 성장기에 있는 현대ㆍ기아차가 이번 사태로 주춤거릴 경우 치열한 경쟁대오에서 탈락할 위험이 적지않다”고 걱정했다. "선장없이 침몰직전의 배 탄 기분" "선장 없는, 침몰 직전의 배에 타고 있는 심정입니다." (현대차그룹의 한 고위관계자) 정몽구 회장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은 말 그대로 '초비상' 속에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대부분의 임원진과 기획총괄본부 등 주요 부서 소속 간부들은 휴일을 잊은 채 정 회장의 소환을 전후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고 여타 직원들 역시 삼삼오오 모여 '정 회장 공백'이 현실화할 경우를 우려하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해온 정 회장의 거취에 문제가 생길 경우 '리더십 부재'에 따른 혼란 등으로 그룹이 선장을 잃고 표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지난 2003년 최태원 회장이 구속된 후에도 SK그룹이 회생한 사례를 들어 '총수의 공백'에 따른 악영향을 축소하는 시각이 있다"며 "하지만 SK는 내수 위주의 회사이고 현대ㆍ기아차는 전체 영업의 76%를 해외에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그룹은 현재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수사 결과 나타난 불법행위는 철저히 시정하고 처벌도 감수할 것"이라며 "앞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방안을 강구해 선언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4/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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