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신용위기 다시 고조

와코비아·워싱턴뮤추얼 CEO 전격 경질<br>S&P, 주요 투자銀 신용등급 줄줄이 낮춰



최악의 위기를 넘긴듯 하던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국 주요 은행들이 실적 악화를 이유로 경영진을 전격 경질하는가 하면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모건스탠리 등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해 신용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4위은행인 와코비아와 최대 저축대부업체(S&L)인 워싱턴 뮤추얼의 최고경영자(CEO)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비우량주택담보대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잇따라 교체됐다. 와코비아의 이사회는 2일(현지시간) 케네디 톰슨(57) CEO를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이 은행의 란티 스미스 이사회 의장은 불과 3주전만 해도 톰슨 CEO에 무조건 지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이날 발표는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5월기준 와코비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액은 무려 250억달러에 이르고 상업용 건축물에 대한 무수익여신(NPL) 잔액이 23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와코비아 주가는 지난해부터 50%이상 떨어졌으며, 최근엔 마약 자금과 연계된 자금 세탁 사건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톰슨 CEO의 퇴진은 지난 연말이후 메릴린치의 스탠 오닐,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 등에 뒤 이은 불명예로 기록됐다. 이날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도 케리 킬링어 CEO를 17년 만에 이사회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킬링어는 당분간 CEO직은 유지하지만 그가 계속해서 자리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게 월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워싱턴 뮤추얼은 “이번 결정은 킬링어가 스스로 회사를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고 밝혔다. 워싱턴 뮤추얼도 최근 서브프라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70억달러의 자금을 수혈받았으며, 주가는 지난 1년동안 80%나 하락했다. 한편 신용평가회사인 S&P는 이날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인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모건스탠리에 대한 일제히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췄다.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의 등급은 각각 ‘A+’에서 ‘A’로, 모건스탠리는 ‘AA-‘에서 ‘A+’로 낮춰졌다. S&P는 CEO를 해고한 와코비아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려 놓았고, 뱅크오브 아메리카와 JP모건체이스 역시 ‘부정적(negative)’ 관찰 대상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S&P는 투자은행 부문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추가 자산상각 가능성을 이유로 등급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신용경색 재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34.50포인트(1.06%) 내린 12,503.82, 나스닥 지수는 31.13포인트(1.23%) 급락한 2,491.53에 각각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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