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믿고 질질 끌려가냐고 할 때 마음이 아프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지난 5월 원내대표가 된 이래 지금까지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야 원내를 책임지는 두 수장이 상생해야 싸움 국회를 막을 수 있다는 소신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 주변사람들은 김 원내대표가 여당 원내대표로서 야당 원내대표를 강력하게 리드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두 사람의 원내 운영을 보면 박지원 원내대표가 정치인으로서 노련함을 보였고, 김 원내대표는 거기에 맞춰주었기 때문에“여당 원내대표가 야당원내대표에 질질 끌려 다닌다”는 쓴 소리도 자주 들었다. 이 말을 들은 그는 자존심 강한 정치인으로서 마음이 흔들렸다고 한다.“정치는 맺힌 걸 푸는 것인데 우리 정치는 언제부턴가 대결의 장이 됐다”면서“번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그게 결국 싸우란 소리”라면서 “국민들은 싸우는 걸 원치 않는데 내가 질질 끌려간다는 평을 듣더라도 조용하게 넘어가는 게 정치가 복원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자신을 다독이듯“세월이 지나면 평가 받지 않겠나”고도 했다.
그가 이렇게 참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는“망국병인 지역감정이 병행하는 정치구조를 바꾸는 게 최종목표”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와 각각 김대중ㆍ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양자’인 그는 ‘두 어른’이 생전에 화해하지 못한 점을 무척 아쉬워했다.
그는“우리 사회가 과거 민주 대 반민주의 대결 이었다면 이젠 지역대결”이라면서“정치라는 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도 있는 길이고 여야가 달라도 국가를 위한 목표는 하나이기 때문에 만나서 대화로 하나를 만드는 정치인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