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자원봉사자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산타 교육을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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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노인 102명 '산타학교' 입학식
"어려운 사람 도울수 있어 기뻐요"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co.kr
노인자원봉사자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산타 교육을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늘 받기만 하고 살았는데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뭔가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네요."
11일 오후2시 서울시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는 '아주 특별한' 입학식이 열렸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산타학교' 입학식이다.
이날 102명의 예비산타들이 모였다. 산타복만 입으면 바로 산타로 변신이 가능한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다.
"할아버지, 산타복 입는 거 익숙해지셔야 돼요. 할머니는 맘에 드는 할아버지 수염 잡아당겨 보세요." 자원봉사자의 익살스런 주문에 멋쩍은 모습으로 산타복을 입던 노인들이 "와"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이날은 산타로서의 마음가짐을 배우기 위해 '산타 봉사자의 역할과 자세' '웃음을 주는 산타' '요술풍선 만들기' 등의 강좌가 열렸다. 첫번째 강사로 나선 김대수 양천노인종합복지관장이 대뜸 큰소리로 웃기 시작하자 노인들도 서로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덩달아 웃는다. 김 관장은 "우리나라에 한강도 있고 낙동강도 있지만 노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강은 건강"이라며 "산타 봉사를 하며 너털웃음을 지으면 마음도 즐거워지고 10년은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도 '일회용' 산타는 되지 않겠다는 진지한 모습이다. 박병용(81) 할아버지는 "그동안 여러 가지 봉사를 했었는데 준비가 부족하고 체계적이지 못해 늘 아쉬움이 남았다"며 "이번에는 산타 역할을 제대로 공부해 보람도 두 배로 느끼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실력을 갈고 닦은 예비산타들은 18일부터 25일까지 결손가정 아이와 외로운 노인 등을 찾아가 훈훈한 정을 나눠주게 된다. 조정순(72) 할머니는 "난 불교 신자지만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데는 종교에 크게 구애받을 게 없을 것 같다"며 "아이들이 선물을 받으며 기뻐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2/11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