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판매 등 독자경영 인정/서비스 효율화·투자비절감 효과/김선홍회장·정부·채권단도 긍정적 입장현대와 대우그룹이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 등 기아 주요계열사의 독자경영체제를 인정하면서 부품, 플랫폼, 서비스 등을 공유하는 「전략적 제휴형 인수방안」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이는 이른바 「포드의 마쓰다경영식」으로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자동차업체간 제휴방식이며 미포드는 마쓰다의 대주주지만 브랜드, 차량개발, 판매 등에 대한 독자성을 인정하는 사실상의 독자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은 지난달 31일 기아특수강 공동경영에 합의하는 자리에서 기아자동차에 대해 이같은 경영방식을 적용할 것을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와 대우의 고위관계자는 『최대한 기아의 자체회생을 지원하되 불가피할 경우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한 현대그룹이, 아시아자동차는 대우그룹이 맡아 포드·마쓰다식 경영체제를 접목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라며 『김선홍 회장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3면>
이 방안은 자동차산업 전체의 경쟁력강화 및 구조조정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나 기아채권단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방안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기아의 존재를 없애는게 아니라 기존체제를 유지하면서 부품업체의 대형화 유도, 판매·서비스의 효율화, 공동개발을 통한 투자비절약 등 시너지효과를 발휘,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방안을 추진할 경우 기아 및 기존업체들의 우호적 지분은 기아의 경영발전위원회, 임직원 등 기아측 지분 23.1%, 현대·대우지분 12%(사모전환사채 주식전환 기준) 등 최소한 35%로 최대주주가 되며 경영안정을 바라는 기타주주까지 감안하면 지분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해외의 경우 이같은 경영은 포드·마쓰다 외에 독일 BMW의 영국 로버, 미국 GM의 스웨덴 사브·독일 오펠, 독일 폴크스바겐의 아우디 경영 등에서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기아자동차의 최대주주인 포드와 마쓰다(19.5% 보유)는 현대·대우의 위상이 강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아 이같은 방안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우호적 관계인 외국계지분이 적대적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박원배·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