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같이간다'던 교육부총리 '연속 중도하차'

평준화논쟁·고교등급제·수능부정등 '바람 잘 날 없어'<br>安부총리 "지뢰밭 걷는 기분".."교육계 신뢰기반 조성" 평가도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범 때 교육부총리에대해서는 `임기를 같이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2년이 채 안돼 2명이 바뀌게 됐다. 윤덕홍 참여정부 초대 부총리가 9개월여만에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문제로인한 교육계 분열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복수정답 파문 등으로 스스로 물러난데이어 안병영 부총리도 1년여만에 수능부정 등에 책임을 지는 형태로 교체된 것. 노 대통령은 교육부총리 교체 배경에 대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바람이 세면시끄럽고 어려운 일 맞이하게 되는 법"이라며 "작년에 교육혁신 등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교육에 대한 불만이 가득해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그만큼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교육계 수장을 맡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반증하는 것. ◆"매일 지뢰밭 걷는 기분" = 크리스마스 이브인 2003년 12월24일 취임한 안 부총리는 취임 1년을 맞아 지난해 12월23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장관직을 맡으면서 어떠하리라는 것은 예견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현안에 매몰되기 보다 가능한 한 정책으로 승부하자고 다짐했으나 1년 내내 시도 때도 없이 현안이 물결치듯 엄습해왔고 대적하기에 힘이 부쳤다"는 것. 그만큼 안 부총리가 취임한 뒤에도 교육계는 사교육비 경감대책, EBS 수능강의,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고교등급제 및 내신 부풀리기 파동, 평준화 논쟁, 사립학교법 개정, 수능시험 부정행위 등으로 여느 때처럼 시끄러웠고, 특히 이념 대립과교육주체간 입장 차이를 첨예하게 드러냈었다. 가장 먼저 터진 것이 평준화 논쟁. 지난해 1월말 서울대 한 연구소가 서울대 입학생의 사회. 경제적 특성과 평준화제도를 결부시킨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해묵은 평준화 논쟁이 재점화된 뒤 경제계와교육계가 맞붙어 수월성 교육이냐, 평등교육이냐를 놓고 말싸움을 벌였다. 그 후에도 국회 교육위 이주호 의원(한나라당)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이던 2월말 "비평준화고를 다니면 그 자체로 전국 석차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또 결론없는 논쟁이 한 차례 더 일었다. 이어 지난 9월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이 발표된 직후에는 고교등급제와 내신 부풀리기 공방이 일어 교육주체간 이전투구 양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11월17일 수능 시험장에서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국제적으로 망신을 살 만한 부정행위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그 밖에도 사학개혁과 유아미술학원 유아교육비 지원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모든 세력이 벌떼처럼 일어나 `밥그릇'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수능부정은 감독체계 등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실패'를 보여줬기 때문에 책임지라면 책임질 각오도 돼 있었다"는 안 부총리의 말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결국 현실화된 셈이 됐다. ▲"1년간 열심히 일했다" = 안 부총리는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안에 대응해 해결책을 도모하는 한편 미래정책 개발에 소홀함이 없도록 1년동안 열심히 일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EBS 수능강의 등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추진해 가시적인 사교육비경감 효과를 냈으며 사이버 가정학습 체제 구축, 교수-학습지원센터 개통 등을 통해e-러닝 학습 기반을 마련했고 인적자원 개발 추진전략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8학년도 대입개선안, 교육복지 종합대책, 교원 양성.연수.평가체제 개선안, 대학구조개혁안, 직업교육 강화방안, 지방대 혁신역량 강화(NURI) 사업 등 교육부가 내놨던 굵직굵직한 정책을 열거하며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념의 세계에서는 `형평성'과 `수월성'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하지만 저희는 그럴 수 없다"며 상위 5%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월성 교육 종합대책도 예로 들었다. 그는 "새해 들어서도 발표할 게 20여가지가 되고 특히 1월에는 초등은 인성.창의성 개발, 중등은 사회적 형평성과 수월성의 조화, 대학은 경쟁력 강화와 자율성에역점을 두고 각종 교육개혁안을 하나의 새로운 틀로 묶어 `장기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는 결국 후임자의 몫이 됐다. 교육부 한 국장은 "교육계 인사들로 교육발전협의회를 구성해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로 하는 등 교육계가 갈등과 반목, 불신에서 벗어나 신뢰를 다질 수 있는 기반을 안 부총리가 마련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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