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0대그룹 출자현황] '문어발 경영' 다시 도지나

출자초과 해소커녕 지분 오히려 늘려30대 재벌의 출자총액이 늘어나고 재벌총수나 특수관계인 등 내부지분이 증가한 것은 부채비율을 낮추려는 수단으로 자기자본을 늘리지 않고 계열사간 출자를 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영업을 잘해서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법과 다른 회사로부터 출자를 받는 방법이 있는데 재벌들은 주로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지난 4월 출자총액제한제도가 부활됨에 따라 출자총액증가율은 크게 둔화돼 재벌들이 예전과 같은 무분별한 출자를 자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출자총액의 증가는 주로 계열사 유상 증가참여 및 정보통신분야 진출에 따른 것이지만 계열사수와 업종 증가 등을 감안할 때 문어발식 확장경영이 재연되고 있다는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제자리의 삼성, 내실 다진 LG, 확장한 SK 현대자동차가 현대그룹에서 분리됐음에도 5대그룹의 출자총액은 31조2,000억원에서 33조원으로 5.8%가 늘어났다. 이는 올들어 인터넷ㆍIT 계열사를 대대적으로 확장한 SK의 출자총액이 3조8,000억원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비해 삼성은 출자총액 증가가 거의 없으며, LG의 경우 5,000억원이 감소해 SK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재계 랭킹 4위인 SK의 계열사수는 올들어 무려 13개가 늘어난 64개로 삼성에 이어 2위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한편 30대 재벌그룹의 출자총액은 5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조9,000억원이 늘어났다. 출자총액 증가율은 정부의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등으로 인해 지난해의 53.5%에서 10.7%로 대폭 감소했으나 순자산 대비 출자비율은 32.9%에서 35.6%로 다소 늘어나 내실은 다지지 않으면서도 다른 회사의 지배력만 강화하기 위한 출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출자총액 초과액은 23조원, 해소대상은 13조원 다른 회사에 대한 출자를 순자산의 25%미만으로 제한한 출자총액제한제도상의 초과액은 23조8,000억원. 이중 구조조정용 출자나 SOC투자ㆍ외국인합작 투자 등 예외인정을 받는 금액은 10조7,000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출자한도를 초과한 153개사가 해소해야 할 금액은 13조1,000억원에 달했다. 초과분 해소가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재계의 지적과 관련, 공정위는 "해소금액 13조원 가운데 2조원은 지주회사전환이나 계열제외로 내년 3월까지 자연해소된다"며 "나머지 11조원중 주식시장 매각물량은 2조~4조원에 그쳐 증시에 큰 부담을 주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잔여분 11조원 가운데 상장주식비율이 45%이고, 취득가 대비 시가비율이 84%를 감안하면 최대 4조원정도만 증시해소물량이라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더욱이 4조원중 일부는 해당기업들이 당기순이익을 내거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순자산을 증가시켜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왜곡된 지배구조는 여전 총수 1인이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다수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왜곡된 소유구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재벌들의 내부지분율은 45%로 지난해 비해 1.6%포인트 증가했다. 내부지분 분포를 보면 동일인 지분은 1.5%에서 3.3%로 증가했고, 주가하락방지 및 경영권방어를 위한 자시주식취득은 2.3%에서 4.2%로 늘었다. 반면 특수관계인은 3%에서 2.3%로, 계열사지분은 36.6%에서 35.2%로 줄었다. 한편 5대 그룹의 평균 영위업종수는 23.2개로 전년의 25.4개보다 줄었으나 30대그룹 전체로는 15.3개에서 15.7개로 소폭 늘었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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