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의학] 제약-의료계 밀월관계 파경조짐

사안의 발단은 D제약이 자사발행 잡지를 통해 「무좀이면 어느약국, 치질이면 어느약국」 하는 식으로 약사의 임의조제를 부추기는 내용을 대거 실으면서 부터이다.잡지에 실린 내용이 알려지자 동네의원살리기운동본부 등 의료계는 『국민 건강보다 회사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기업의 양심마저 저버렸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와함께 S대의대 교수협의회의 경우 대학병원급으로는 처음으로 관련 제약사가 제조한 모든 제품의 불매운동을 결정,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관련사의 모든 상품목록을 제작, 처방거부 운동을 전개하고 다른 제약사가 문제를 일으킬 경우 같은 방법으로 대응키로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도 H·S·Y제약사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 제약사측이 우울증 치료제를 알리면서 약사의 불법진료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예들들면 H사가 모전문지에 게재한 「우울증으로 의약분업에 대비한다」는 광고는 약사의 임의조제와 약물의 오남용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가벼운 우울중상을 가진 분들이 약사님을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라는 S사의 광고와 「생약성분의 안전하고 효과좋은 항우울제, 약사님들이 직접 환자들을 상담 및 투약할 수 있습니다」라는 Y사의 광고문안도 불법적인 임의조제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개했다. 학회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측의 약사들에 대한 항우울제 판촉유도 행위는 의약분업에 대한 맹랑한 도전이자 영리만 추구하는 이기심』이라면서 『복지부에 제재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전달, 적절한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와 대한피부과학회도 H사 등이 잡지를 통해 「아토피성 피부염, 지금 약사와 상담해 보십시오」, 「아토피성 피부염, 가장 가까운 상담약국을 찾으세요」라는 광고를 내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개원의협의회는 제약사의 광고가 나간 후 회원들에게 「작금의 일부 제약회사의 행태에 대한 대책」이라는 공문을 보내고 『의약분업을 앞두고 의사들은 제약사의 음모로 기본진료권 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 모든 수단을 동원, 제약사의 파렴치한 작태에 대응하자』면서 회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일부 의약품 광고가 의료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부르자 제약사측은 처음에는 「우리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약품불매운동 등 의료계가 조직적인 역공을 취하자 일간지를 통해 사과광고를 게재하는 등 조기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간행물이나 광고를 제작하면서 전문가의 입장을 간과한 것은 우리의 잘못』이라면서 『사과문을 내고 의료계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깊어진 갈등이 봉합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영기자SANE@SED.CO.KR

관련기사



박상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