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경제초점]시장금리 더 낮아질수도

소비침체와 불황 소비가 침체의 깊은 늪에서 빠져나올 줄 모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향후 6개월간 소비를 지금보다 더 줄이거나 현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소비 감소의 정도가 지나치고 기간도 장기화하고 있다는데 있다. 2·4분기 가구당 명목소비 감소폭은 13.2%(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비 감소폭은 19.7%)로 소득 감소폭 5.3%(실질소득 감소폭 12.5%)를 훨씬 초과했다. 소비를 지나치게 줄인 결과 소득 감소에도 불구하고 저축은 오히려 늘고 있다. 가계 흑자율도 작년의 28.8%에서 33.9%로 높아졌다. 심지어 이 기간 동안 소득이 증가한 고소득층에서도 실질소비를 18.3%나 줄였다. 소비자동향 조사를 보면 이러한 추세는 올 하반기에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가 소득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고용불안의 확산이다. 실업이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게 되자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실제로 실업률은 작년 12월의 3.1%에서 올 8월에는 7.4%로 올라갔다. 이렇게 소비지출을 줄이는 것은 불안한 내일을 대비한 것이고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면 내일은 실제로 더 나아질까? 여기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 바깥 세상을 한 번 둘러보자. 미국은 현재 연착륙이냐 불황의 시작이냐라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수년간에 걸쳐 안정 성장을 구가해왔다. 미국의 장기호황 비결은 바로 소비 증대에 있었다. 백화점 등 대형 소매점포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승용차 판매는 12년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택시장도 사상최고라는 접두사가 붙을 정도로 활황세를 보였다. 소비자가 물건을 더 많이 사주니까 기업은 생산을 늘리고 이윤을 증대할 기회를 맞게 된다. 생산을 늘리려면 고용을 늘려야 하니까 실업도 줄어든다. 그런 미국도 소비자태도지수(CSI·Consumer Sentiment Index)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연착륙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우려하면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였다. 미국이 소비 증대로 경제가 선순환 상태를 보인 반면 일본은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 있다. 일본은 높은 저축율과 세계최대의 무역흑자를 자랑하는 경제대국이다. 그런데도 장기침체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1년전에 경기침체에서 빠져 나올 기회가 있었다. 당시의 일본 경제는 기나긴 터널에서 벗어나려는 몇 가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소비세가 3%에서 5%로 인상되면서 97년 1·4분기에 2.3%를 기록한 소비가 2·4분기에 마이너스 3.2%로 급격히 감소하고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 2.8%로 떨어졌다. 소비세 인상이란 잘못된 정책이 경기회복이란 아까운 기회를 날려보낸 것이다. 미국과 일본을 살펴본 결과 소비가 미덕이라는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면 우리 경제의 골은 오히려 더 깊어지게 된다. 지나친 소비 위축은 판매 및 생산 감소를 부르게 되고 이는 실업 증가, 소득 감소의 악순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향후 6개월내에 승용차나 부동산을 구입하겠다는 소비자가 4%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는 우리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간단한 계산을 통해 생각해 보자.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상회한다. 소비가 10% 감소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산술적으로 5% 이상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달러가치 하락(엔고 현상), 국제금리 하락,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안정이란 「신(新) 3저(低)」라는 바닥 탈출의 호기를 지나친 소비 위축으로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삼성경제연 曺達鎬 수석연구위원】 금리전망 지난 주 시장금리는 전주에 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주초반에는 급락에 따른 조정국면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주중반 청와대에서 자금편중현상을 막기 위해 5대그룹의 회사채발행을 규제할 방침을 밝힌 이후부터 급락세가 재현되었다. 단기금리를 낮춰 놓고 기관들의 자금운용처까지 제한함으로써 금융권내부와 우량채권에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깨고 금융경색을 완화해보려는 정부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풍부한 자금의 운용처를 찾지못해 고심하고 있는 투신사들은 5대그룹의 회사채발행를 제한할 경우 우량채권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여 적극적으로 회사채 매수에 가담했다. 결국 회사채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수로 떨어졌고 CP와 CD금리도 7%대로 급락했다. 이러한 시장금리의 하락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강세 기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데다 기관들의 채권매수 여력이 아직도 풍부하고 금리하락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금리인 RP금리와 콜금리가 7% 수준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장단기금리차가 크게 축소된 점을 감안할 때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추가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회사채수익률은 9%대에서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금리하락이 금융당국에 의해 촉발된 만큼 향후 금리의 추가하락 가능성은 금융당국의 추가조치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기관들의 자금운용처 제한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의도하는 대로 자금편중 현상이 개선되지 않을경우 RP금리의 추가인하 조치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시장금리는 한단계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이다.【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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