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슈업종진단] 통신서비스업종

통신사업자의 1ㆍ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다. 이번주에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의 실적 발표가 남아 있으나, 대세를 분석하는 데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이동통신 3사와 KT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6조9,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5.8%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두 가지를 의미하고 있다. 첫째,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는 통신 사업자들이 국내 GDP 성장률 수준에 수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GDP 성장률에 접근하는 산업은 성숙기에 진입해 경제 사이클에 따라 성장을 이어가는 산업이다. 통신서비스 산업의 성장성을 논하는 것이 의미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일같이 언론에서 무선인터넷과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으나, 큰 산업의 틀에서는 통신사업자의 성장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주가 역시 작은 파동은 가능하나, 대세 상승을 통신서비스 주가에서 기대하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전분기 대비 5.8% 감소는 대부분 요금 및 접속료 인하 효과 때문이다. 그 동안 요금인하는 소비자들의 이용량 증가, 가입자 증가 추세 등으로 상쇄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1ㆍ4분기는 가입자 증가가 미미한 가운데 계절적인 효과까지 합쳐져, 이동통신 3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특히 가입자 증가가 미미했던 KTF, LG텔레콤의 실적은 실망스런 수치였다. 향후 요금인하는 시장 성숙도와 가입자들의 탄력성 저하로 이동통신 3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한편 영업이익은 1조6,9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 전분기 대비 76.1% 증가했다. 외형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전분기 대비 76.1% 증가에는 별로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통신사업자의 경우 4ㆍ4분기에 비용을 집중시키거나 투자 지출이 확대돼 감가상각비 부담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가장 실적이 부진한 4ㆍ4분기 대비 1ㆍ4분기 영업이익 확대는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1ㆍ4분기 통신서비스 업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외형 및 이익 규모 둔화다. 그렇다면 통신서비스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할까.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통신 사업자들이 수익성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비용절감을 통한 이익 확대`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또한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바탕으로 이익의 주주환원 의지를 제시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기업지배구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 계열사 지원 등에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통신사업자 중 가장 좋은 모델은 KT이다. 비용절감과 주주가치 환원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최근 주가 상승도 주주가치 환원에 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 표명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후발 사업자들은 주주들에게 돌려줄 돈이 부족하다. 돈을 벌어도 당분간은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수 밖에 없다. 1ㆍ4분기 실적은 이제 통신사업자의 성장성이 더 이상 투자의 척도로 의미가 없음을 보여줬다. 서비스 사업자들은 비용절감을 통해 더욱 많은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고 주주들에게 돌려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며, 투자자들은 이런 회사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영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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