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무원노조 파업 안된다

정부가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의 파업선언에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자칫하면 노정간 정면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전공노는 내년 출범하는 공무원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요구하며 오는 15일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단체행동권은 시기상조라는 기본입장과 함께 ‘국민을 볼모로 한 불법 파업은 국민과 정부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해 참가자 전원을 사법처리 한다는 방침이다. 전공노가 파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고 그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로 14일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공무원노조까지 가세할 경우 국민생활은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런 불상사는 피해야 한다. 우선 공무원노조의 각성이 요구된다. 세계적으로 공무원노조에 단체행동권을 부여한 나라는 극소수에 불과할 뿐 아니라 우리처럼 공무원에 대한 정년과 연금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단체행동권까지 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 할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우리 실정에서 공무원노조가 합법적인 노동조합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다. 더구나 지금은 장기불황이 우려될 정도로 경제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어나고 ‘솥 단지 데모’가 일어날 정도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과 연금을 보장 받고 있는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파업을 하겠다는 것은 지지를 얻기 어렵다. 참여정부는 4대 개혁과제를 비롯해 다양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우선 공직사회의 안정과 뒷받침이 절대적이다. 그런데도 공무원노조가 무리한 요구로 정부와 갈등을 빚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면 개혁작업이 힘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노조는 법과 정부방침에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도 공무원의 파업 등으로 공직사회가 흔들릴 경우 경제 살리기 등 시급한 국정과제 해결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공직사회부터 법질서 확립에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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