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軍헬기 피격등 사태 악화] 부시 ‘이라크 수렁’ 깊어간다

지난 2일 이라크 점령 6개월만의 최악의 미군 희생자를 낸 헬기 격추 사건 등 최근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이라크 사태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나라 안팎에서 `진퇴양난`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의 저항 세력들이 점점 더 조직화하고 있는 데다 외국에서 유입된 용병들까지 가세, 향후 이라크내 인명 피해가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부시 정권은 미국내는 물론 이라크 재건 원조ㆍ파병 요청을 벌이고 있는 국제사회에서 동시에 `따돌림`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이라크 저항세력 갈수록 조직화=미군의 이라크 점령 이후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지속적으로 있어왔지만 최근의 공격은 그 양상이 좀더 대담해지고 조직적이 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16명의 미군 사망자를 낳은 2일 치누크 헬기 격추 사건은 이라크의 저항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으며 그 효율성 또한 크게 높아졌음을 입증하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했다. 문제는 아직 미군측이 이 같은 저항 세력의 배후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연관설, 알 카에다 연계설, 해외 이슬람 교도들의 성전 참여설 등 다양한 주장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단일화된 통합 조직의 지휘가 아닌 다양한 이종 단체들에 의해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감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 인명 피해 확산으로 부시 대선 예보 `흐림`=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이라크 민주화를 위한 `결연한 의지`를 과시하고 있지만 이라크내 잇단 테러 공격으로 1년 앞으로 다가온 그의 대선 행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 이라크내 잇단 테러 공격을 빌미로 9명의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부시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 민주당 후보들은 부시 대통령이 아직 영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부터 이라크 재건을 위한 충분한 협조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라크내 재건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며 그의 `무능`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48%와 47%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라크 문제가 앞으로도 지지부진한 상황을 겪게 될 경우 부시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 파병 철회 등 미국 고립 심화=이라크 게릴라전이 점점 격렬해지면서 국제 봉사 단체들이 직원을 줄이고 이라크 파병을 약속한 나라들이 재 검토에 들어가는 등 국제사회내 미국의 입지도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최근 이라크 공격의 타깃이 된 유엔과 적십자는 이라크 주둔 직원들을 대폭 줄이기로 한 상태다. USA 투데이는 또 이라크에서 유혈 테러공격이 빈발함에 따라 그동안 이라크 파병을 검토해온 국가들이 파병방침을 철회하거나 파병 최종 결심을 미루고 있다며 방글라데시와 포르투갈이 파병 불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한바 있다. 헬기 추격 사건 직후 한국에서도 파병을 둘러싼 여론이 `반대`쪽으로 급선회하는 등 미국의 이라크 파병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 더욱 큰 어려움을 맞게 됐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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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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