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대선 '페일린 돌풍' 조짐

공화 부통령후보 지명후 여론 집중·선거 자금도 쇄도


지난 29일 매케인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로 깜짝 지명된 새라 페일린(44) 알래스카 주지사가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돌풍을 일으킬 것인가. 전혀 예기치 못했던 페일린의 등장으로 공화당은 전당 대회 직후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집중됐던 여론의 관심을 자신들에게 돌리는데 성공했고 선거 자금 급증이라는 기대치 않은 성과까지 얻었다. 31일 블룸버그 통신은 페일린이 매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선택된 것은 여성 유권자를 적극 공략하고 올해 72살의 고령인 매케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여성 유권자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고 상당수는 아직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지지를 얻는 데는 여성인 데다 오바마 후보보다 3살 젊은 페일린이 적격이라는 것이다. 매케인 후보 진영은 페일린의 가능성에 흐뭇해 하고 있다. 페일린의 등장으로 1일 개막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선거자금도 쇄도하고 있다. 매케인 선거캠프의 스티브 슈미트 선임보좌관은 30일 "29일 하루 동안 4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이 온라인으로 접수됐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지금까지 인터넷으로 하루에 100만달러 이상 모금한 적이 없다. 매케인 후보는 '페일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30일(현지시간) 페일린과 함께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니아에서 공동 유세를 벌이며 페일린을 집중적으로 노출시켰다. 매케인 후보는 이 자리에서 "페일린은 나를 도와 워싱턴의 낡은 정치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페일린은 "나는 주지사로서 낡은 정치, 특정인의 이익, 로비스트, 석유 메이저와 맞서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페일린 효과가 본선까지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중앙 정치무대의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페일린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젊은층과 여성 유권자의 공감을 얻을 만한 점이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성 의회의원 지지단체인 에밀리스 리스트의 엘런 R 맬컴 총재는 성명을 내고 "매케인과 페일린 모두는 낙태를 반대하고 부시 행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이어가고자 한다"면서 "매케인이 여성 유권자의 위력을 제대로 인식했지만 여성이 관심을 기울여온 이슈에 있어서는 지지를 얻는데 명백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매케인 진영은 페일린의 보수적인 성향이 오히려 매케인 후보의 보수적인 색깔을 부드럽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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