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석유화학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석유화학 회사인 시프켐(SIPCHEMㆍ사우디국제석유화학)과 손잡고 9억달러 규모의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한다.
홍기준 한화석유화학 사장은 12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를 방문해 압둘 아지즈 A 알-자밀 회장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한화석유화학 측이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원가경쟁력이 월등히 높은 중동 산유국에 생산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으며 이번에 그 결실을 맺게 됐다.
한화석유화학과 시프켐 합작법인은 사우디 북부 주베일 산업단지 내 약 16만㎡ 부지에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ㆍ저밀도폴리에틸렌(LDPE) 등 연간 총 32만5,000톤의 유화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오는 2014년까지 건설한다.
총 투자규모는 9억달러로 한화석유화학과 시프켐이 25대75의 비율로 투자하며 제품의 판매권은 40대60으로 나눠 갖는다.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의 유화공장은 나프타를 원료로 삼는 한국과 달리 천연가스에서 분리한 에탄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 원가경쟁력이 월등하다. 한화석유화학과 시프켐의 합작 플랜트는 사우디 국영 사빅(SABIC)의 에탄가스분해공장으로부터 저렴한 에틸렌을 공급 받아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한화석유화학 측은 "투자지분보다 큰 판매권을 보장 받은 것은 기술력과 글로벌 마케팅력을 파트너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면서 "상업가동이 본격화하면 연간 8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 사장은 "한화석유화학이 국내 업계에서 유일하게 중동 산유국에 생산설비를 보유하게 됐다"면서 "이를 이미 중동에 기반을 갖춘 글로벌 업체와 본격 경쟁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