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수능 복수정답 인정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6일 수능 언어영역 17번 문항 ③번 정답자 모임은 오는 28일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앞에서 시위를 계획하는 등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복수정답 인정의 중요한 계기가 된 수능 자문위원회와 전문학회 위원 구성의 정당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문항의 오답 가능성을 처음 제기했던 서울대 모 교수의 자녀가 이번에 수능을 치렀고 ⑤번을 선택한 사실과 또 이 교수가 수능 자문위원회에 참석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또 평가원이 자문을 요청한 전문학회에 해당 교수와 친분이 깊은 인사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③번 정답을 주장하는 쪽은 “언론에 이 문제를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던 당사자를 수능 자문위원회에 참석 시킨 것과 전문학회에 이 사람과 관계가 있는 인사가 참여한 것은 부당하다”며 “복수정답 인정은 객관성을 상실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평가원 수능 자문위원회에 서울대 모 교수를 참석 시켜 언어영역 17번 문항의 정답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해당 교수는 17번 문항의 ⑤가 정답인 이유를 설명했으며 일부 자문위원들이 교수의 의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원래 정답자들과 학부모들은 교수가 자문위에 참석하게 된 경위와 복수정답을 인정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을 평가원측에 요구했다.
또 이날 수능 언어영역 17번문항 ③번 정답자들의 모임인 인터넷 카페 `3번 정답자들의 오프라인 결사대(cafe.daum.net/threeanswer)`는 오는 28일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앞에서 시위에 돌입하기로 하고 종로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마쳤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교육인적자원부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27일 오후 2시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에는 학원강사의 수능 출제위원 선정과 시중 문제집과 유사한 지문이 출제된 과정, 복수 정답 인정 경위 등 이번 수능에서 발생한 각종 논란에 대한 전반적인 진상조사 결과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27일부터 수능 수험생의 성적표 인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