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동차 강국을 만들자/기고] 상생의 노사관계 실천방법

수만개 부품의 종합상품 합심협력이 성장 원동력지금 세계경제는 침체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업생존마저 불투명한 가운데 '무한경쟁시대'로 치닫고 있다. 이런 때에는 생산성과 품질향상에 주력하면서 판매를 극대화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특히 노사관계는 평소보다 더 협력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퍽 좋지 않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협력을 해야 할 시점에 노사가 갈등을 일으키고 급기야 파업으로 돌입하는 경우가 너무 잦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조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이 잘 되려면 노사관계가 원만하고 서로 다같이 사는 상생의 윈윈(Win-Win)전략을 펼쳐 나가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로 인한 근로자 1,000명당 근로손실일수는 10년째 세계에서 최고수준이다. 그러니 기업경쟁력은 물론 국가경쟁력이 높을 수가 없다. 특히 2만5,000여개 부품으로 생산되는 자동차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한 개의 완성차업체가 파업으로 작업을 중지하면 수천여개의 협력회사가 동시에 가동이 중단된다. 최근 현대ㆍ기아자동차의 미국및 유럽시장 판매증가율이 향상되고 있지만 그것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업체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우자동차의 인수가 수년간 늦어지는 바람에 가동율이 떨어지고 이제는 제값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여있다. 많은 사람들은 "노조가 인수과정에서 좀더 협조적이었더라면 지금보다 휠씬 나았을 것이다"고 지적한다. 현대자동차는 임금인상및 성과급 문제를 둘러싼 노조 파업으로 이미 7,000억원이 넘는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그동안의 이익이 언제 공중으로 날아가 버릴지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의 한 자동차회사는 불과 1%미만의 인원을 줄이는 과정에서 수개월동안 파업을 한 경우가 있었다. 이는 노조 입지는 물론 회사자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동이다. 어느 회사의 노조위원장이 "회사가 망해가는데 정리해고 결사반대를 외치며 파업을 벌인다면 누가 우리 편을 들어줄 것인가"라며 경영정상화를 선언한 적이 있다. 이 사례는 노사협력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노조는 대만및 싱가포르처럼 노사분규를 이땅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하고 노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일에 관한한 '편집광'의 수준에 이르도록 작업에 몰두할 필요가 있다. 세계화 추세와 더불어 대두된 지식기반의 경제, 시장주도적 경제, 다국적 지식기업 경제하에서 노조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근로자의 적응을 지원하고 그와같은 차원에서 노사간 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들은 노조활동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급기야 등을 돌려버릴 것이다. 우리의 노조도 '집단의 힘'에 의존하기 보다는 '두뇌와 마음'으로써 노동운동을 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된다. 특히 수천개의 협력업체를 갖고있는 자동차업체 노조는 그들과의 공생차원에서 파업에 신중하고 협력적 노사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계속해서 자동차를 많이 팔기 위해서는 노사가 서로 협력하면서 품질좋은 자동차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등록만 해도 1만대가 넘고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수입자동차의 판매에 대해 '위기'라고 생각해야 한다. 경영자 또한 회사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도피하기 보다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희생하는 일본의 경영자와 같은 솔선수범의 자세가 필요하며 노조및 근로자와 평소에 많은 대화를 하여 회사발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게 필요하다. 근로자의 요구가 무엇인지, 그것을 수용할 것인지 혹은 어떤 이유에서 거절한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새 시대에 부합하는 상생적ㆍ협력적 노사관계의 실천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노순규(한국기업경영연구원장ㆍ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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