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월드 파노라마] 포드 `세계최대 차업체' 야망 가속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비한 포드 자동차의 「거대한 야심」이 세계 자동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그 야심은 일반인은 물론 자동차업계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커 자동차업계의 이목이 온통 포드의 움직임에 집중돼 있다. 포드가 추진하고 있는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2000년대 자동차업계 판도는 현재 세계 2위인 포드를 중심으로 전면 개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포드의 거대한 야심은 사세 확장·내부 혁신 등 각 부문에서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사세 확장과 관련, 포드의 야심은 당연히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미 제너럴 모터스(GM)을 제치고 세계 1위업체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계획은 은밀하고도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다. 포드는 현재 독일 BMW, 일본 혼다와 합병 또는 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스웨덴의 볼보사 인수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포드가 BMW나 혼다와의 합병에 성공하면 1,0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춰 GM(850만대)을 제치고 세계 1위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포드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크라이슬러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합병한 이후 포드가 이같은 계획을 은밀히 준비해 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포드 움직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포드가 BMW 및 혼다와 단계적인 매입을 위한 인수 협상에 이미 착수했으며, 그동안 한국의 기아자동차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이들 업체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해 왔다』고 말했다. 자크 내서 사장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자동차업계의 인수·합병 붐은 대세』라며 『앞으로 연간 생산량이 500만대가 넘는 메이커 6개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 추진 뜻을 밝혔다. 포드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가 추진되고 있다. 그 방향은 과감한 원가 절감과 체질 개선에 맞춰져있다. 기업 이윤과 주식 가치가 매년 높아지고 있으나 올해에도 10억달러 규모의 원가 절감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해에도 1월부터 9개월 동안 무려 19억달러의 원가절감을 꾀해 이 부문에선 다른 경쟁업체들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성과를 거뒀지만 올해도 그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자재구입에서부터 생산과정, 부품공급자 선택, 인력조정 등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개혁작업이 전개되고 있다. 또 관료주의 문화를 깨고 소비자 요구에 바로 대응하기 위한 대대적인 문화및 체질혁신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35만 종업원에게 단순한 고용인이 아닌 주인의식과 기업가 자질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특별프로그램도 마련해 운영중이다. 특히 5만여명의 관리자들에겐 100일 동안 맡은 분야에서 원가절감 방안을 마련, 생산현장에 반영하는「100일 프로젝트」가 할당되고, 기업가 자질을 집중 육성하는「비지니스 리더십 교육」프로그램도 받아야 한다. 이 교육에 참여한 관리자들은 주식가치를 높이는 경영활동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팀웍을 높이기 위해 공원 재정비·병원 페인트칠 등과 같은 사회봉사활동을 공동으로 펼치기도 한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대비한 포드의 커다란 야심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혁신작업은 최근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내서 사장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이같은 변화가 언제, 어떻게 구체화할지에 세계 자동차업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용택 기자】 젊어진 포드 경영지... 5세이상 임원 대부분 물갈이 포드의 변화는 지난해 9월 임원진을 대거교체, 경영체제를 전면 재정비하기로 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당시 포드는 신임 회장에 창업주인 헨리 포드의 증손자 윌리엄 포드 2세(42)를 선임하고, 올해 1월1일부터 임원 임기를 새로 시작할 임원진을 젊은 층으로 교체하는 것을 골자로 한 물갈이인사를 단행했다. 이 인사로 55세 이상의 임원들은 대부분 정리됐다. 36년동안 봉직해 온 로버트 트란소우 부사장(59) 등 7명의 나이 든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고, 임기를 1년 남겨 둔 알렉스 트롯맨 회장(65)도 지난 연말로 퇴진했다. 대신 올해초 자크 내서 사장 겸 최고경영자(51)가 경영 전권을 넘겨받아 포드 2세와 함께 「쌍두경영」체제를 갖췄다. 또 헨리 왈라스 신임부사장(52)이 아·태사업을 맡고, 크레이그 멀하우저 신임부사장(50)이 부품업체인 비스테온의 경영책임을 맡는 등 젊은 경영진으로 체제가 바뀌었다. 연초부터 자동차업계를 인수·합병의 공포에 휩싸이게 한 것도 내서 사장을 비롯한 이들 젊은 경영진들의 공격경영에 따른 것이며, 포드 내부의 대대적인 개혁작업도 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또 포드가 지난해 부실경영으로 빚더미에 올라 국제입찰에 부쳐진 기아자동차의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데에도 이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NG 베어링의 메리얀 켈러 자동차분석가는 『고위 경영진이 바뀌면 기업에 변화가 있기 마련』이라며 『경영체제를 전면 개편한 만큼 앞으로 포드의 경영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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