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HP-컴팩합병 사실상 무산

휴렛가문이어 팩커드재단도 공식반대휴렛팩커드(HP)의 대주주인 팩커드 재단이 HP와 컴팩의 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7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이미 HP 공동창업자의 후손들인 휴렛 가문도 합병 반대를 선언한 상태여서 HP와 컴팩의 합병건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CNN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HP 지분의 10%를 보유하고 있는 팩커드 재단이 반(反) 합병 진영에 참여한 것은 그로기 상태의 칼리 피오리나(HP CEO)에게 '치명타'를 안겨준 셈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 동안 피오리나의 합병 추진에 대해 암묵적인 지지를 보내주었던 데이브 팩커드의 세딸 (수잔 팩커드, 낸시 팩커드, 줄리 팩커드)이 더 이상 피오리나를 신임할 수 없다고 판단, 등을 돌렸기 때문. 휴렛가문과 팩커드 재단의 지분을 합치면 HP 지분의 16%에 달한다. 팩커드 재단은 반대 이유를 밝히는 성명에서 "합병 전략에 대한 오랜 동안의 숙고 끝에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하는 것이 HP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월터 휴렛 역시 이날 팩커드 재단의 결정을 반기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합병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주주총회가 결성될 경우 소액주주들에게 의사결정권을 위임 받아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개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재단의 발표가 있은 직후 HP의 주가는 6.3%나 뛰어 투자자들 역시 합병 반대쪽으로 의견이 기울어 있음을 간적접으로 보여줬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HP와 컴팩의 합병 추진에 대해 "처음부터 실패가 예정된 곡예였다"며 "전략도, 명분도 없는 시도"라고 비난, 분위기를 합병 무산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처럼 HP 진영에서 컴팩 합병 반대의사가 들끓고 있는 것은 컴팩을 인수할 경우 HP의 비전략 사업인 PC부문으로 중심이 옮겨질 수 밖에 없기 때문. 주주들은 HP의 핵심 분야인 프린터와 디지털 이미지사업분야에 힘을 쏟는 것이 수익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컴팩은 최근 서비스 부문에서 약간의 이익을 내고 있을 뿐 PC부문에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팩커드 재단의 합병 반대 성명에 대해 HP와 컴팩은 '실망스럽다'고 밝힌 뒤 이와는 상관없이 합병건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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