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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청주시 소재의 세일하이텍 공장. 이날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그룹 내 최고경영진이 이 회사를 깜짝 방문했다. 원청회사와 협력사 간의 상호 교류를 통한 동반성장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LG전자의 부품 협력사인 세일하이텍은 액정표시장치(LCD) TV용 보호필름의 수요가 정체되면서 매출도 3년째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었다.
이때 활로를 뚫어준 것은 최근 LG화학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특허였다. 원통형 2차전지에서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는 핵심 기술인 스웰링(swelling·팽창) 테이프 관련 특허를 세일하이텍이 보유한 생산기술에 적용시키자 성능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 회사의 한 관계자는 "LG의 특허 덕분에 생산성 혁신과 매출 증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구 회장이 기업 모토인 '시장 선도'를 이루는 핵심 키워드로 상생과 협력을 제시하고 나섰다. 우수 중소기업의 발굴과 상호 간 협력이 이뤄질 때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6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청주시의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현지 협력회사, LG하우시스 공장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구 회장은 "혁신은 혼자의 힘으로 하는 것보다 상생협력을 통해 더 많이 이뤄질 수 있다"며 "중소·벤처기업이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성과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장단 동행 배경에 대해서는 "충청북도와 힘을 합쳐 창조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데 있어 사장단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창업지원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개소식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혁신센터 시찰에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 30여명이 대거 동행했다.
이번 방문은 혁신센터의 창조경제 활성화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경영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구 회장은 지난 2003년 이후 격년에 한번 씩 각 지역 계열사와 협력사들을 찾아 애로 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날 동행한 관계자들과 함께 대형 버스에 직접 몸을 싣고 이동하며 10시간가량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날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해 보유 특허 2만5,000여건을 개방했다. 2월에도 2만7,000여건의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했음을 고려하면 벌써 5만2,000건이 넘는 LG의 최첨단 기술이 동반성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문을 열어젖힌 셈이다.
현지 협력회사인 나라엠텍의 정성식 상무는 "LG화학으로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치)용 배터리 팩 케이스 특허 6건을 제공 받아 내년도 관련 제품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는 이날 중소기업의 제조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술 노하우 지원을 담당할 '생산기술 서포트존'도 혁신센터에 개소했다.
생산기술 서포트존은 중소기업이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3D 프린터, 고속 가공기 등 수천만∼수억원대의 고가 장비를 제공한다.
또 LG전자가 생산 인력 육성을 위해 운영 중인 '제조기술대학'의 문호를 개방해 중소기업 직원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