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의 화장품 판매에도 경기 양극화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비교적 구매력 높은 강남지역 백화점에도 고가 제품과 저가 브랜드는 잘 팔리는 반면, 중간 가격대의 대중적인 브랜드는 매출이 감소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경우 로션 15만~30만원대, 영양크림이 40만원 정도 하는 고급 브랜드인 `끌레드뽀`, `시슬리`, `SKⅡ` 등의 고가 화장품 브랜드가 10월 들어 제품별로 13~97%까지 매출이 신장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또 `참존`, `가네보` 등 백화점 지하 생활용품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중저가 브랜드도 지난해 대비 10%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여성층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만원대의 중가 브랜드는 고객 수 감소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어 화장품 판매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인근의 갤러리아 백화점도 30대 이상 여성들이 많이 찾는 아모레 `헤라 설화수`, `에스티로더`, `시슬리`, `라프레리` 등 고가 기초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경기침체에도 매출 변동은 크지 않은 편. 이들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 층은 나름대로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한 번 선택한 브랜드의 재구매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오템`, `크리니크` 같은 젊은 직장 여성들이 즐겨 사용하는 중간 가격대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경기의 부침에 동조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홈쇼핑에서는 아예 10만원대 화장품들이 자취를 감췄다.
현대홈쇼핑은 중저가 제품의 판매 부진에 따라 지난 8월부터 10만원대의세트의 판매를 중단하고 10만원 이하의 가격의 저가형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10만원대의 상품들이 올 봄까지만 해도 프로그램당 1,000여 세트 이상 판매되던 것이 최근에는 절반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고남선 바이어는 “고가 화장품은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고정 고객층이 두텁기 때문에 경기에 관계없이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하지만 상대적으로 유동 고객이 많은 대중적인 브랜드는 소비심리에 민감한 편”이라고 말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