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모CB 변칙활용 수수방관/정부 대책마련 지연 소수주주 피해속출

◎자금조달 뒷전 대주주 경영권 방어·양도용 전락기업들의 자금조달 방안으로 허용된 사모전환사채가 대주주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편법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도 증권당국은 수수방관만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기업들이 발행하는 사모전환사채는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ions)의 방어수단은 물론 경영권 양도와 변칙적인 지분확대 수단으로 악용돼 소수주주들의 피해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금융이 지난 1월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해 경영권을 방어한데 이어 지난 17일 세우포리머는 사모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경영권을 비상장 기업인 보성어패럴에 양도하는 첫사례를 남겨 사모전환사채의 발행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특히 세우포리머의 경우는 기존 대주주인 오세옥씨의 지분율이 12.8%에 불과하자 경영권을 인수하는 보성어패럴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50억원규모의 사모전환사채를 발행, 주식전환을 전제로 24.13%의 지분을 추가로 넘겨주었다. 특히 세우포리머 사모전환사채의 주식전환가격은 현 주가 1만1천원보다 24%정도 낮은 9천원에 주식을 양도한 셈이어서 소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밖에도 5대재벌 계열인 모기업이 M&A의 위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조만간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고 여타 대주주지분율이 낮은 기업들도 지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모전환사채발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경영권 방어, 양도를 위한 전환사채발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관계자들은 『지분율이 낮은 대주주가 시가보다 낮은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해 경영권을 넘겨주거나 지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면 장내에서 주식을 취득토록한 자사주매입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뿐 아니라 소수주주들의 권익침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재경원 등 증권당국은 『대책을 마련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아직까지 실무검토작업의 결론을 내리지 못해 기업들의 무분별한 사모전환사채 발행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원성이 고조되고 있다.<정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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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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