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 본사-지점 직원 '새옹지마'

영업점 작년 고액 성과급 잔치는 '옛말'<br>고객항의·신규실적 없고 임금 마저 줄어<br>본사선 "호황땐 상대적 박탈감 컸었는데…"<br>실적 스트레스도 덜 받아 그나마 위안

“주위 사람들이 정말 운 좋다고 합니다. 예전에 관계를 맺은 지점 고객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올 초 지점에서 본사로 옮긴 A증권사 김 모 대리) “손가락만 빨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데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지난 8월 본사에서 영업지점에 나간 B증권사 강 모 차장) 1년 만에 증권사 본사 직원과 영업 지점의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해 말 인센티브 잔치에서 소외됐던 본사 직원들은 ‘새옹지마’를 떠올리며 안도의 한 숨을 쓸어 내리고 있다. 반면 또 한 번의 ‘대박’을 꿈꾸며 지점에 머물던 영업 직원들은 연일 고통스러운 나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작년 본사에서 근무하다 올해 지점에 나간 직원들의 심리적 박탈감은 더욱 크다. 같은 직위라도 본사와 영업지점의 임금 체계가 상이해 작년보다 임금이 줄어든 직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C증권사의 서울 지역 지점 한 간부는 “요즘 급여가 크게 깎이는 상황에 처했다”며 “본점에서 기본급 100을 받는다고 치면 지점에서는 80에 인센티브로 충당되는 구조인데 최근 영업이 안 돼서 인센티브는 기대조차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센티브로 나머지 20을 회복할 수 없어 작년 본점에 있을 때 보다 못한 임금을 받게 됐다는 이야기다. 지점에 계속 머문 직원들의 상황도 나을 것이 없다. D증권사 명동지점 K대리는 “지점에 들르는 고객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었고 ‘항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낙담’과 ‘한풀이’가 줄을 잇고 있다”며 “신규계좌를 트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라고 전했다. 그는 또 “장이 올라가더라도 이미 많이 물려 있는 상황이라서 전혀 기쁘지 않다”며 “언론에서 증권사 직원들의 임금이 올해 많이 줄었다고 나오는데 실상은 그것보다 더 하다”고 말했다. 요즘 지점 직원들은 ‘본사로의 귀환’을 꿈꾸지만 이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워졌다. 현 상황을 벗어나고자 본사로 전근을 신청해도 본사에서 지점으로 전근을 요청하는 숫자가 크게 줄어 자리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지점 직원은 “주위를 보면 본사로 들어가기 위해 인맥을 동원해 로비를 펼치는 사례도 심심찮게 목격이 된다”고 귀띔했다. 반면 본사 직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적어도 고객 영업을 통해 받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 E증권사의 한 본사 직원은 “소나기는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라며 “영업을 하는 동료들이 부러워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본사 직원은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일은 없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는 것은 맞다”며 “지점 동료들이 ‘너무 힘들다’라는 말을 들을 때면 ‘어서 증권 시장이 좋아져야 할텐데’라는 생각만 든다”고 씁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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