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복수차관제 失보다 得이 크다

외교ㆍ재경ㆍ행자ㆍ산자부 등 4개 부처에 복수차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자치위를 통과함에 따라 복수차관제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국회 본회의 통과과정에서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야당의 반대로 논란이 예상되지만 도입 대세는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복수차관제 도입은 제2공화국 이래 40여년만으로 급변하는 행정환경에 적절히 대응해 나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차관의 주요업무는 장관을 보좌해 정책방향을 정하고 조직 전체를 추스르는 일이다. 사회가 다양화되고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주요부처의 경우 차관 1명으로 증가하는 업무에 신속,적절히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국가 현안에 대해 사전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못하고 일이 터지면 허급지급 수습하기 바쁘기 일쑤다. 이런 면에서 내각책임제인 일본과 영국은 물론 대통령책임제인 미국까지도 복수차관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단적인 예로 지금은 에너지전쟁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도 우리나라는 담당 차관 하나 없다. 국가경제는 물론 안보까지도 에너지확보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미국 등의 경우 에너지문제에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정상외교의 상당부분이 에너지와 관련돼 있을 정도로 국정에서 비중이 높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행정조직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설마 했던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작은 정부를 표방하는 상황에서 고위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도 무시할 수 없지만 급변하는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해 국민이 만족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복수차관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무의 범위와 책임 등 걸 맞는 행정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각 부처 특성에 맞는 시스템과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정책의 질을 높인다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부터 외국의 복수차관제를 면밀히 검토해 시스템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야당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복수차관제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장점을 살리는 방향에서 긍정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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