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헌재 "노동조합 명칭 합법노조만 사용 가능"

비합법적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받도록 한 규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와 함께 청원경찰에 대해서도 일반 공무원에 준해 근로 3권(단결권ㆍ단체교섭권ㆍ단체행동권)을 금지한 규정 역시 합헌 결정됐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4일 모 항공사 조종사 이모씨 등이 “법상 인정된 노동조합에 대해서만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고 청원경찰의 근로 3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단결권 침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법) 제7조는 ‘이 법에 의해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이를 어길 경우 500만원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적법한 노동조합의 설립을 유도하고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동조합의 난립을 막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단결권의 본질적인 내용이라고 보기에 어렵고 법이 인정하는 근로자의 단결체라면 간단한 심사를 거쳐 노동조합의 지위를 얻을 수 있으므로 청구인을 다른 노동조합에 비해 차별대우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또 청원경찰의 근로 3권을 인정하지 않은 ‘청원경찰법’에 대해서도 “국가의 중요시설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과 공공성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한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씨 등은 지난 1999년 5월 조종사 노조를 결성하고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서울남부지방노동사무소는 “조종사들은 사용자 지위에 있고 이들 대부분이 청원경찰로 임명됐다”며 신고서를 반려했다. 이에 이씨 등은 “조종사 노동조합을 인정해달라”며 시위를 벌이는 한편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신문광고를 게재했다가 노동법 및 청원경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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