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1월 2일] '신성장' 리더, 소비재 산업

우리 기업들의 '모태'이기도 한 소비재 산업은 오랫동안 '고인 물'처럼 인식돼 왔다. 식품도, 패션도, 화장품도, 유통업도 좁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움직였을 뿐 '글로벌' 수준과는 격차가 있어 사회 성숙 및 고령화와 함께 '성장성'이 낮다는 평가를 면하지 못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계기로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신성장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대대적인 내수시장 육성책을 전개하고 있어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두고 있는 소비재 기업들의 성장 스토리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이 부여하는 의미도 현격히 달라져 우리 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위기 이후 '글로벌 코리아'의 입지도 한결 높아져 '브랜드 로열티'가 생명인 패션ㆍ화장품 산업 등에서 세계인들의 인정을 받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내 '럭셔리 브랜드'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중국에서 1조원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이는 이랜드는 중국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중 전체 2위급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올 3ㆍ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전체 해외 사업부가 흑자로 돌아서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예고했다. LG패션은 라이선스로 판매해온 고급 유럽 브랜드와 손잡고 동등한 '파트너'로 변신해 중국시장 개척에 나선다. 오리온은 중국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내년부터 국내 부문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오쇼핑은 중국 사업부의 취급고가 70% 이상 급등하며 업계 부진 속에서도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소매 제조업의 해외 증시 상장도 '초읽기' 단계다. 오리온은 중국 지주사를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며 최종단계에서 중국사업부의 홍콩 상장을 철회한 이랜드도 추후 '대어급'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상장 추진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거 일본이 한국 수출 본격화 단계에서 10~15년간 호조를 누렸던 것을 감안할 때 우리 소매 기업들의 수혜는 시작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몇 년 내에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통 소매 제조업은 '움직임'이 없기에 '위기'도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분야다. 성장 스토리가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과 '해외시장'을 품지 못할 경우 기업의 내일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도 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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