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50달러선 정착에 무게 ■ 두바이유 전망이달안 큰폭 하락 않는한 하반기에도 고유가 지속 "유가 중장기 고공비행 불가피" 국내 도입원유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유종인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를 지지선으로 삼는 시대가 정착될지에 정부와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유가 105달러 가능’ 보고서가 나오면서 지난 4일 처음 배럴당 50달러 시대를 열었던 두바이유는 ‘2일 천하’로 마감하는 듯했으나 7일 다시 50달러를 넘어섰다. 선물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ㆍ6월 인도분 가격이 7일 크게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두바이유 50달러선은 또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바이유가 큰 폭의 가격하락 없이 이달 말까지 50달러선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공방을 계속한다면 하반기 경제운용 및 경영계획은 두바이유 50달러 시대를 염두에 두고 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1년 가운데 석유소비 비수기로 알려진 2ㆍ4분기에 오히려 유가가 뛰는 것은 두바이유 50달러 돌파를 단순히 1회성으로 지나쳐 볼 수 없게 하는 주된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석유전문가는 “이달 말까지도 현재와 같은 고유가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전체 유가수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안에 두바이유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하반기를 앞두고 유가가 더 떨어질 기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보다 배럴당 15달러 이상 높게 형성된 현 유가가 비수기에도 유지되면 ‘두바이유 50달러 시대’는 분명하게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4월에도 유가 상승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는다. 주요인은 하반기 석유수급 및 유가상승을 우려한 사재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AI)은 2월 “2ㆍ4분기에도 하반기를 대비해 재고를 쌓으려는 수요가 적지않을 것”이라며 유가 강세를 예측한 바 있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2ㆍ4분기를 계절적인 석유 비수기로 보는 경향은 크게 희석됐다”고 말했다. 3~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석유ㆍ가스회의’에 참석한 국제 석유전문가 300여명 가운데 대부분도 유가상승 기조가 수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 두바이유 50달러 시대에 무게를 실었다. 참석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세가 석유시장 구조의 근본적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코 순환적 문제가 아님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중동 산유국의 잉여생산능력ㆍ정제능력ㆍ재고 등 공급 부문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될 여지는 적은 반면 석유수요 증가세는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최근 유가가 투기성 자본의 영향으로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됐다”며 ‘상투’에 이미 올라섰다고 보고 두바이유 50달러 시대를 기우로 분석하기도 한다.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입력시간 : 2005-04-08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