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러 송유관 확보전’ 승리할듯

중동정세 불안ㆍ고유가 지속으로 원유확보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극동지역 송유관 노선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싸움에서 일본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일본 관리를 인용, 러시아 정부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시베리아 유전지대의 타이쉐트와 일본과 근접한 극동지역의 나훗카항을 연결하는 송유관이 건설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송유관 운영업체인 트랜스네프트사 또한 나훗카 노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랜스네프트의 세르게이 그레고예프는 “나훗카 노선은 일본 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지역 전체를 시장으로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가시화됐던 일본과 중국 간의 러시아 원유 확보전은 일본의 승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중국이었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해 5월 모스크바를 방문, 러시아 정부와 시베리아 유전지대와 중국 헤이룽장성 다칭을 연결하는 송유관 건설에 잠정 합의했었다. 당시 중국은 다칭 노선 건설에 17억달러를 지원키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던 일본이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은 러시아를 방문해 나훗카 노선을 제시하고 150억달러에 달하는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러시아가 다칭 노선에 비해 건설비용이 4배나 많이 드는 나훗카 노선을 선택한 배경에는 이 같은 치열한 로비전 외에도 지정학적 요인이 고려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칭 노선은 중국 내륙이 종착지가 돼 시장이 단일 국가로 제한될 위험이 있는 반면 나훗카 노선은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기기자 bkkim@sed.co.kr>

관련기사



김병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