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무원 해외출장 관리 ‘엉망’

국내 출장을 명목으로 따낸 예산이나 산하기관의 예산, 이해관계 업체의 비용 등으로 해외 관광을 다니는 등 공무원 해외출장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무원들이 공공기관 예산을 사용하는 해외출장에 가족까지 대동하거나 해외관광에 특정한 사유가 발생해야 쓸 수 있는 간병ㆍ부모생신 등의 휴가를 이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5월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은 공기업 감사들의 ‘이과수폭포’ 관광 등 외유성 남미출장을 계기로 지난 6월부터 한 달간 실시한 ‘공무 국외여행 실태감사’ 결과 이 같은 관리소홀ㆍ예산낭비 등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국외 여비 3억원 이상을 지출한 204개 기관 중 중앙관서 6곳, 자치단체 8곳, 공공기관 16곳 등 예산규모 상위 30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기도와 산하 시군 직원 53명은 3개팀으로 나눠 지난해 8월28일부터 9월6일까지 프랑스ㆍ그리스ㆍ터키 등을 방문하면서 방문도시의 시청방문 불가사실을 사전에 통보받고서도 관광위주의 해외출장을 강행했다. ‘자료수집’이란 같은 명목을 달고 수십명이 조를 나눠 해당 공공기관의 현지 사무소나 주재관이 있는 해외 특정도시를 수 차례 반복적으로 방문한 사실도 밝혀졌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2005년부터 올해 3월까지 자료수집을 위해 직원 21명을 프랑스의 랑독 루시앙 7회,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두바이 6회, 홍콩 5회 방문 등 모두 13차례의 해외출장을 보냈다. 해외출장에 간병ㆍ부모생신 등의 휴가를 사용한 사례도 지적됐다. 금융감독원 직원은 지난해 5월16일부터 24일까지 나이아가라폭포 등을 관광하면서 여행일정 9일중 공휴일 2일을 제외한 7일을 간병휴가 2일, 부모생신ㆍ교육휴가 각 1일, 자기계발휴가 3일 등으로 처리했다. 해외출장을 유관기관 등에 대한 접대수단으로 이용하거나 산하기관과 이해관계 업체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소속 기관이 부담해야 할 경비를 부당하게 전가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 등 2명은 2005년 10월14일부터 10월21일까지 8일간 용역업체 직원 1명과 함께 캐나다를 방문, 여행경비 800만원을 용역업체에 부담시켰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지방의회 의원의 연례적인 외유성 해외시찰도 적발됐다. 서울시 의회는 8개 상임위간 합의에 따라 1년에 4개 상임위씩 격년제로 해외시찰을 실시, 의원 1인당 지난해는 300만원, 올해는 320만원을 썼다. 시찰지역도 대부분 유명 관광지로서 평균 10일의 일정중 기관방문 등 업무성 공식일정이 있는 알이 평균 3일 정도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관광성 공무 국외여행이 관행화돼 있지만 검증시스템이 없다”면서 “국외여행 성격에 따라 예산편성 단계부터 엄정한 관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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