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ditor's Letter] '쏠림'과 '균형'

요즘은 K-1이나 프라이드 같은 이종격투기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씨름과 스모는 상당한 묘미를 갖고 있다. 가장 큰 재미는 체격이나 힘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덩치는 왜소해도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상대를 제압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불리한 체격 조건에도 상대를 넘어뜨릴 수 있는 것은 바로 ‘균형’을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힘이 한쪽으로 쏠리면 균형은 무너지고 만다. 바로 이 때를 노려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이다. 결국 ‘쏠림’이 패배의 원인이 되는 셈이다. 이런 진리는 일상생활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안개가 끼어있다면 운전 속도를 낮추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하자마자 ‘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래서 기대도 높다. 하지만 이런 경제활성화 노력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로 야기된 전세계적인 금융경색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이런 금융 불안은 사그러들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자산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도 ‘균형’에 충실해야 한다. 재테크에서의 ‘균형’이란 특정 자산에 대한 쏠림 현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아무리 중국 펀드가 올 한해동안 100% 이상의 수익률을 안겨줬다고 해도 이런 고수익이 언제까지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한 펀드를 모두 해지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위험 자산의 비중은 다소 줄이는 대신 안정적 수익이 가능한 금융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높이는 게 한 가지 방법이다. 흔히 얘기하는 ‘몰빵’은 피하라는 말이다. 주식 같은 위험자산과 예금 같은 확정수익 상품의 비중은 적절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특정 자산으로 비중이 쏠리면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요즘 같은 상황에선 ‘균형’이 최고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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