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의류업체] 백화점 잦은 행사에 '휘청'

의류업체들이 백화점의 잦은 행사참여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를 중심으로 잇따라 대규모 개점축하행사 등을 펼치면서 의류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백화점들은 좀더 품질 좋은 행사상품을 값싸게, 그리고 많은 물량을 경쟁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특설 행사매장의 매대를 의류업체들에 할당, 행사상품으로 이를 채우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백화점 성수기인 세일 때에 비해 요즘같은 비수기들어 더욱 심화하는 추세다. 백화점들은 의류업체들이 할당된 매대를 채우지 못할 경우 퇴점, 숍마스터 등 의류업체 매장직원 교체, 정기 MD개편 때 매출이 좋지 않는 공간으로 매장이동 등을 들먹이며 위협하고 있다. 반면 의류업체들은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신상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오르자 일제히 브랜드 이미지 재구축작업에 나서 백화점 행사참여를 꺼리고 있다. 소위 「노세일」 브랜드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다. 백화점의 요구에 따라 행사에 자주 참여하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전체가 「싸구려」란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의류업체에 행사물량이 많지 않은 것도 백화점 행사참여를 부담스럽게 하는 이유다. 의류업체들이 최근 시장수요에 대한 즉시반응(QR) 생산체제를 도입하면서 주요 행사상품인 재고·이월상품이 크게 줄어든데다 그나마 남아있던 재고·이월상품도 지난해와 올해 초에 이미 소진됐다. 현재 재고·이월상품의 물량은 지난 97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정 브랜드의 상설할인매장에서 특판형식으로 20% 정도 저렴하게 재고·이월상품을 확보, 백화점 행사에만 전문으로 참여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의류업체 한 관계자는 『백화점은 의류품목의 경우 재고부담 없이 제조업체로부터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특정매입 형태로 매장을 운영해 무조건 매출만 높이면 되지만 의류업체들은 단지 매출뿐만 아니라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도 고려해 행사참여를 결정하기 때문에 백화점과 의류업체간의 마찰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화점업체들은 『행사를 실시하면 대체로 매출이 올라 백화점과 브랜드에 모두 도움이 된다』며 『오히려 브랜드측에서 행사개최를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고 밝혔다. 구동본 기자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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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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