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차세대 성장엔진/디지털 가전] 9.끝 백우현 LG전자사장

"앞으로 20~30년간 한국의 주력산업은 디지털 가전이 될 것이다.산업적인 파급 효과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디지털 가전은 안방만 잠식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의 경우만 보아도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될 정도로 디지털 가전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제품들을 대체해 나갈 것이다." 백우현(53) LG전자 사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가 보는 디지털 가전의 미래상이다. 성장잠재력이 크고 미래산업을 주도한다는 확신에 찬 말이다. 그는 미국 'USA 투데이'가 '디지털TV의 아버지'라고 부른 인물.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지난 91년 미국 디지털TV 표준 결정에 참가했고, 세계적인 권위의 미클라크상, 에미상, IEEE 기념상, 디지털TV 선구자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유명한 경영자다. 외국 기업들이 그의 이름만 듣고도 "제휴하자"는 전화가 올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백사장은 인터뷰 내내 '디지털 가전 세계1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디지털TV의 경우 소프트웨어, 신호처리기술, 집적회로, 디스플레이 등 핵심기술을 다 갖춰야 1위가 될 수 있다"며 "일본 소니는 디스플레이는 강하지만 독자적인 신호처리 기술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자신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니와 브랜드력 차이도 극복할 수 있다"며 "마케팅에 집중 투자한 인도에서는 LG제품이 소니와 같은 톱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고 백 사장은 덧붙였다.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심각한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백 사장은 "중요한 것은 국산화 비율 100%가 아니라 누가 먼저 가장 좋은 부품을 가장 싸게 제공받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사장은 "세라믹ㆍ특수유리ㆍ플라스틱 등 기초물질 개발에서 일본업체에 뒤지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사장이 미국 MIT 공대를 졸업한 뒤 GI사ㆍ퀼컴 등에 근무하다 LG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8년. 이에 대해 백사장은 "세계적인 LG의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구자홍 부회장의 인간적인 매력에 이끌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벽걸이TV 등 한국형 디지털가전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LG 전자기술원과 생산기술원을 맡고 있는 백사장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가전과 네트워크 기술의 융합. 백사장은 "홈네트워킹 분야는 초기 단계라 아직 파장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터넷 냉장고ㆍ인터넷 전자레인지 등 실생활에 응용되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은 실제 시장을 만들어가는 기업만이 세계적인 기술표준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신념에서 비롯됐다. 백사장은 출장 때에도 항상 노트북PCㆍMP3 플레이어 등을 휴대하고 다닐 정도로 디지털 제품에 관심이 많다. 신제품이 개발되면 가장 먼저 써보고 제품을 평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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