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채권단 매각가 수락" 박삼구 금호산업 되찾았다

산은 "7,228억에 인수하라" 통보

연내 지급… 그룹 재건 마무리할 듯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그룹 재건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23일 "금호산업 경영권(50%+1주)을 7,228억원에 인수하라"고 공식 통보했다.

박 회장 측은 "인수 가격을 수락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우선매수권을 청구,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이르면 24일 채권단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한 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26일 전에 주식매매계약을 맺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 회장은 주식매매계약을 맺은 뒤 한 달 안에 구체적인 자금 조달방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전달하고 이어 연내 대금을 지급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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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2월 그룹의 지주사 격인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6년여 만에 회사를 다시 품에 안게 되는 셈이다. 금호산업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100%), 에어부산(46%)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가격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확정하면서 남은 관문은 자금 조달 방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그룹 재건 과정에서 사재를 쏟아부어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이후 무상감자를 거치며 2,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봤고 남아 있는 계열사 지분도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어 보유 현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증손회사인 금호고속을 칸서스자산운용에 재매각해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뼈대로 한 조달 방안을 짜고 있다. 이외에도 재계에서 '백기사'를 찾거나 투자은행을 찾는 등 다양한 자금 확보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회장의 우군(友軍)으로 나설 후보로는 신세계·롯데·애경 등 유통기업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항공·고속 등 물류와 유통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경그룹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박 회장이 국내외 금융기관들도 이미 접촉을 마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자금 조달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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