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들의 법정준비금을 배당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추진함에 따라 배당여력이 커지는 종목들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증권은 14일 “상법 개정안은 법정준비금(자본준비금+이익준비금)의 사용용도 구별을 없애고 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법정준비금을 배당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상장사들의 배당여력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1,608개 기업 가운데 법정준비금이 자본금의 150%를 초과한 기업은 총 724개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추가배당여력은 49조6,78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법정준비금을 충분히 쌓아놓은 기업들은 앞으로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까지 배당금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대우증권은 전망했다. 이원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지난 5년간 평균 20.5%에 그쳐 40%대인 미국ㆍ일본이나 60%대인 대만ㆍ홍콩보다 크게 낮다”며 “최근 주주중시 경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배당자금이 추가적으로 확보된 만큼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증권은 시가총액 상위 50개 상장사 가운데 법정준비금 비중이 높고 배당에 대한 요구가 많은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대형주 가운데서는 SK텔레콤이 자본금의 66배에 달하는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화재ㆍ삼성전자ㆍ하나금융지주ㆍ신세계 등도 추가배당여력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형주 중에서는 에스원ㆍ메가스터디ㆍ제일기획 등의 준비금이 자본금의 4배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