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저성장에 각국 무역장벽 WTO 출범 후 사상 최대

지난해 WTO에 통보된 TBT 2,239건으로 출범 이후 최대

신흥국·선진국 모두 규제 통한 보호무역 조짐


세계 경제의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각국이 내어놓은 지난해 무역기술규제(TBT) 건수가 2,200건을 넘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세계 경제가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 수출 국가인 우리도 무역장벽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2014년 무역기술장벽 TBT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세계무역기수(WTO)에 통보된 TBT 건수가 2,239건으로 출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2,197건을 보였던 TBT 통보 건수는 2013년(2,142건)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유가 하락과 환율경쟁 등으로 각국의 무역견제가 심해지자 다시 늘어났다. TBT 가운데 새로 등록된 건수는 1,535건에 달했고 추가·정정은 675건, 개정은 29건이었다.


신흥국이 새로운 TBT를 쏟아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TBT 1,535건 가운데 개발도상국이 낸 건수는 83%(1,223건)에 달했다. 특히 신흥시장인 중남미 지역의 TBT 건수가 늘고 있다. 신흥국 전체 TBT에서 중남미 비중은 2012년 4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5%까지 증가했다. TBT 건수가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경제가 낮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각국이 자국시장 보호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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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무리한 규제들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제품 또는 포장에 제품 내용 담긴 스티커 형태의 라벨 대신 인쇄를 의무화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이 같은 규제가 시행되면 우리 수출업체는 인도네시아용 수출 용기 자체를 별도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 기간이 지연되거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인도네시아 측에 공식 이의를 제기해 이 같은 규제 시행을 18개월간 연기시켰다.

WTO에 통보도 없이 시행하는 규제들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WTO에 통보 없이 시행된 규제 172건을 찾아 WTO 이의를 제기했다.

쏟아지는 TBT에 WTO 회원국들이 자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WTO TBT 위원회에 공식 이의를 제기하는 특정무역현안(STC)도 47건을 기록, 사상최대치를 보였다. STC도 2012년 35건, 2013년 42건, 지난해 47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세계 경제도 낮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라 각국의 무역규제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WTO는 올해 세계무역 성장률을 지난해 전망치(4.0%)보다 내린 3.3%로 전망했다.

김남정 산업부 기술규제정책과 과장은 “최근 새로 규제를 만들거나 WTO에 통보하지 않고 시행하는 TBT가 늘고 있다”며 “국제협력 기반을 구축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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