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수아 "국민남동생 유승호 질투한 적 있어요"

영화 '서울이 보이냐'서 섬마을 여선생 은영 역 맡아



오수아 "국민남동생 유승호 질투한 적 있어요" 영화 '서울이 보이냐'서 섬마을 여선생 은영 역 맡아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사진=이혜영 기자 '아이언맨', '스피드 레이서'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 틈바구니 속에 반짝반짝 빛나는 소중한 한국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1970년 대 전라남도 신안의 신도라는 작은 섬을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이 보이냐'(감독 송동윤, 제작 라인픽처스 JM엔터테인먼트)가 그 것. 놀라우리만치 정교하게 1970년 대 시골 마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시킨 영화는 당시 시대상과 섬사람들의 순박함을 그리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부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뚝심 하나로 아이들의 서울 수학여행을 추진하는 젊은 여교사 은영(오수아)의 모습은 진정한 스승의 상에 대해 다시 한 번 물음을 던진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 70년 대 섬마을 여선생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 낸 오수아(25)를 만났다. 섬마을 학생들의 수학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조개를 캐고, 수학여행에서 행방불명이 된 아이들을 찾아 빗길을 헤매던 청초한 여선생의 모습 그대로였던 오수아는 한편으론 영화의 개봉 소식에 들떠하고 다른 한편으론 이후 데뷔작 이후를 고민하는 쾌활한 25세의 여배우였다. 다음은 오수아와 나눈 일문일답. - 2005년에 크랭크인 했는데 3년이 지나서야 개봉하게 됐다. 소감은. ▲ 정말 꿈만 같다. 지난 번 언론시사회를 하면서 비로서야 개봉이 실감났다. 개봉한다는 말을 듣고서도 믿기지 않아서 주위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유명 배우 아무개가 주연해도 못 푸는 영화가 몇 개인데 네가 주연한 영화가 되겠느냐는 마음 아픈 소리도 들어본 적이 있기에 최근까지도 개봉이 안 믿겼다. - 첫 데뷔작에서 주연을 맡았다. 파격적인 발탁으로 보이는데. ▲ 생각보다 무명의 세월이 길었다. 2001년 도브 레이디로 데뷔해 대동건설, 마몽드 등 다수의 CF에 출연했다. '논스톱'이나 '베스트극장'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MBC '사랑찬가' 등에 출연했었다. 알게 모르게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영화와 드라마 오디션만도 수백차례 참여했다. 영화 '여고괴담'이나 '늑대의 유혹'은 오디션 최종 단계까지 갔었는데 아쉽게 탈락했다. - 여교사 역에 캐스팅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오디션 당일에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메이크업도 별로 하지 않고 갔는데 감독님이 날 보고 딱 은영이 이미지로 생각하셨더라. 감독님은 항상 5년, 10년 경력의 선생님이 아니라 첫 부임지를 자신이 섬으로 선택한 아직 어리지만 열정 하나만은 굳은 선생님을 표현하라고 당부하셨다. '내 마음의 풍금'의 전도연씨, '선생 김봉두'의 차승원씨, '내 책상 서랍 속의 동화' 등의 영화도 참고로 했다. 능수능란한 선생님이 아니라 한 편으로 아이 같고 또 아이들에게 쉽게 동화되는 선생님의 모습을 그리려 했다. - 한 달 이상을 실제로 신도에서 살면서 촬영했는데 섬에서의 에피소드는. ▲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신도는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고 노인분만 열두 가구가 사는 작은 섬이다. 배우들을 포함해 아역들 부모님들, 스태프 포함해서 총 100여명이 한 달 동안 섬에서 지냈다. 섬에 필요한 물품들을 모두 배로 공수하는 상황이다 보니 라면이나 초코파이 같은 간식이 정말 귀했다. 물이 부족해서 조금만 늦게 가면 씻지도 못하기 때문에 용달차로 아fot마을로 이동해서 씻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조명을 위한 전기도 발전기로 돌리고 화장실도 임시로 만들어서 썼다. 모기와 벌레들의 공습 때문에 고생 좀 했다. 나중엔 모기나 벌레들과 친구처럼 지내려 대화도 나누곤 했다. - 유승호와 호흡은 어땠나. ▲ 일부 아역 배우들 중에는 어린 나이에 어른들 틈에서 사회 활동을 경험해 무례하거나 이기주의적인 경우가 있다. 하지만 승호는 정말 예의 바르고 겸손한 친구였다. 그 정도 인지도에 경력이라면 자기를 추켜세우고 싶을 만도 한 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특히 연기에서 집중력은 놀랄 만큼 뛰어났다. 어린 학생들끼리 연기하다 보면 NG도 잦고 감정 조절을 쉽게 하기가 어려운데 현장에서 닭이나 염소 때문에 NG가 나서 웃다가도 감독님이 "필름 없어. NG나면 안 돼" 한 마디 하시면 승호는 감정 조절을 빨리 해내곤 했다. 승호로부터 나이가 어린 것과 상관없이 경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배웠다. - 유승호가 지난해 '왕의 남자'와 '태왕사신기'를 통해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함께 출연한 배우로서 기분이 남달랐을 텐데. ▲ 처음에 승호가 TV에 주요 배역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솔직히 질투를 느낀 적 있다. 반면 그 친구에겐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생각도 했다. 나이가 어림에도 자신의 캐릭터가 확실하다는 건 분명 배울 점이다. 그리고 나중엔 오히려 "내가 유승호랑 주연한 사람이야"라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승호가 부쩍 큰 만큼 우리 영화도 잘 됐으면 좋겠다. - 촬영 내내 10여명의 어린 학생들을 인솔하느라 고생을 좀 했을 것 같은데. ▲ 학교 장면과 서울 수학여행 장면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촬영이 아이들과 함께였다. 평소 교회에서도 교사 생활을 하고 있고 워낙 아이들과 어울리는 걸 즐겨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아역 배우들이 자신들은 찢어진 한복에 고무신을 신어야 하는데 나만 예쁜 옷을 입는다고 질투 아닌 질투를 했다.(웃음) 아이들이 단체로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갔는데 여자애들은 전부 바가지 머리 스타일로, 남자애들은 삐뚤빼뚤한 스타일로 깎이고 난 뒤 모두 울고불고 한 에피소드가 있다. 서울에서 곱게 자란 아이들이 영화 내내 고무신을 신고 다니려니 발뒤꿈치가 일제히 벗겨진 일도 있다. - 앞으로 꼭 연기해보고 싶은 역할은. ▲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 같은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 첫 작품에서 순수한 역할을 했으니 다음 작품에서는 내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는 작품을 하고 싶다. '서울이 보이냐' 촬영시 분장하는 분께 '아이라이너 한 번만 하게 해 달라. 검은 파운데이션 대신 하얀 파운데이션 한 번 바르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절대 예쁘게 나오면 안 된다고 거절당했던 아픔이 있다.(웃음) 다음 작품에선 로맨틱 코미디나 잘 생긴 남자 배우와 멜로 영화도 찍어 보고 싶다. 가수 비도 좋고 권상우, 송승헌, 박건형씨 등 매력 있는 분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김태균 감독님 작품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꼭 출연해보고 싶다. 신앙적으로도 배우의 자질 부분에서도 많은 가르침을 주는 분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