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교실] 자유무역협정(FTA)

관세등 무역장벽 없애 교역 촉진한국과 칠레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와 칠레는 산업구조가 서로 보완적인데다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어 비교적 쉽게 FTA를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칠레와의 협상마저도 어려움을 겪게 되자 다른 나라와의 FTA는 더욱 힘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유무역협정(FTA : Free Trade Agreement)은 경제통합의 한가지 형태로 서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면서 관세나 다른 무역장벽들을 제거해 교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FTA는 관세, 정부조달, 지적재산권 등 거의 모든 통상 문제를 협상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실제 협상에 들어가 최종 협정을 마무리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발효되고 있는 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을 비롯해 모두 160여개에 이른다. ▶ FTA 확산 배경 FTA 체결이 이처럼 봇물을 이루게 된 배경은 냉전체제가 종결되면서 '경제이익의 극대화'가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로 자리잡고 있는 데다 기업들이 전세계에 걸쳐 생산 및 판매활동을 전개하는 세계화 경향이 강화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기업들이 국경을 초월해 자유로운 활동을 펼치려면 관세 등 무역장벽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무역장벽 제거를 위한 노력으로는 바로 FTA와 다자간 협상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다자간 협상을 통해 무역장벽을 해소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다자간 협상인 우루과이 라운드(UR)의 결과다. UR 협상은 당초 5년을 기한으로 출발했지만 완료하는데 무려 10년이나 걸렸다. 반면 FTA는 다자간 협상에 비해 이해당사자가 적어 비교적 쉽게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들이 교역자유화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FTA 체결에 목을 메고 있다. FTA는 체결 당사국간에는 무역장벽을 완화 또는 제거하는 반면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기존 무역장벽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FTA에 참여하지 못하면 국제교역무대에서 '왕따'로 전락하게 된다. ▶ FTA는 '축복'이자 '재앙' FTA를 체결하게 되면 경쟁력을 갖춘 산업의 경우 바로 시장의 확대로 이어져 매출 기반을 더욱 늘릴 수 있다. 종전에는 관세를 물고 수출했지만 관세 부담이 없어지면서 가격경쟁력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일단 FTA를 체결하면 대상국가의 시장만이 아니라 주변 국가도 비교적 쉽게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다. 특히 대상국이 제3국과 FTA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경우 제3국 시장에도 무관세로 진출할 수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은 이 같은 교역증대 효과를 잘 입증해 준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은 지난 94년부터 NAFTA를 발효시켰다. 지난 90년만해도 미국의 총수입 가운데 멕시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6%에 그쳤지만 98년에는 10%로 늘어났다. 이처럼 교역이 늘어나면서 FTA 체결국들은 고용확대 등 많은 경제적 혜택을 얻고 있다. 이런 축복은 높은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나 기업만 누릴 수 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의 경우 보다 싼 값에 수입품이 흘러 들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 수익성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시장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우리의 경우 농업 등 일부 산업 관계자들이 FTA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우리의 FTA 추진 현황 정부는 지난 98년 칠레와의 FTA 추진 방침을 결정했다. 양국은 지난 99년 정상회담을 통해 FTA 협상 개시에 합의한 후 실제 협상에 들어가 최근까지 6차례의 협상을 가졌다. 당초 칠레를 첫 협상 대상국으로 고른 것은 FTA를 체결해도 농업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의 피해가 적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칠레는 일종의 '스파링 파트너'인 셈이다. 하지만 스파링 파트너와의 게임도 쉽게 풀리지 않아 추가적인 FTA 협상 추진에 대한 비관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칠레 뿐 아니라 일본, 태국, 뉴질랜드 등과도 FTA 협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우리와 일본은 올 1월 '한ㆍ일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FTA 조기 체결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한데 이어 산ㆍ관ㆍ학 공동연구회를 통해 FTA에 필요한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이밖에 태국, 뉴질랜드와는 양국의 연구기관 차원에서 공동연구를 진행중이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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