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제조업체 3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은행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비투자가 저조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기업의 유형자산은 전년 말보다 0.1%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2월 결산법인 1,335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2003년 상반기중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금융비용의 감소에 힘입어 456.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5.4%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 비중은 33.3%로 전년동기(28.8%)보다 4.5%포인트나 상승했다. 영업을 했지만 차입금의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양재룡 기업경영분석팀장은 “제조업 전체 이자보상비율이 높아진 가운데 100% 미만 업체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은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이자를 영업이익이 아닌 차입 등으로 갚는 부실기업이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7.3%로 작년동기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엔 1,000원 어치를 팔아 92원을 남겼던 기업이 올 상반기에는 73원 밖에 벌지 못했다는 의미다.
장기적인 설비투자 부진으로 기업의 유형자산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말 현재 유형자산은 전년 말 대비 0.1% 감소, 기업이 여전히 설비투자를 기피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반면 기업이 현금 등 유동자산 비율을 늘리면서 기업의 유동비율은 103.8%로 지난해 말(102.3%)보다 높아졌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