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대우인터 부회장은 최근 "회사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그동안은 트레이딩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제일 많았고 자원개발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이 그 다음으로 많았지만 내년부터는 자원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트레이딩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이익보다 더 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의 매출 구조를 뜯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다. 대우인터는 지난해 17조5,71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트레이딩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16조9,655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6.6%에 달하는 반면 자원개발 사업 매출은 892억원으로 0.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익을 놓고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우인터는 지난해 자원개발과 트레이딩 사업에서 각각 438억원, 1,279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뒀다. 2014년 이익 측면에서 자원개발 사업이 트레이딩 사업을 제치는 데 결정적으로 힘을 실을 프로젝트는 미얀마 가스전이다. 회사는 이 프로젝트에서 올해 700억원, 2014년 최소 2,000억원, 2015년부터는 연간 3,000억원 정도의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 업계 관계자는 "이제 종합상사에게 돈 되는 사업은 트레이딩이 아니라 자원개발"이라며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2014년부터 트레이딩 사업보다 자원개발 사업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LG상사 등 국내 종합상사들의 주 수익원이 트레이딩 사업에서 자원개발 사업으로 빠르게 옮아가고 있다.
2009년부터 자원개발 사업 이익이 트레이딩 사업 이익보다 더 커진 LG상사는 현재 경상이익 기준 7대3의 비중으로 자원개발 사업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원개발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의 파이는 더 커지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7대3 이상으로 자원개발 사업 이익 비중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기준 경상이익의 41% 정도를 자원개발 사업에서 거두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예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현재 이익으로 안 잡히고 투자금 상환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회사의 자원개발 사업 이익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호주ㆍ브라질 등에 투자한 자원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2015년께 자원개발 사업이 에너지, 정보통신 유통 사업과 함께 이익을 내는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도 자원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크기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자원 분야 매출은 2011년 3조416억원에서 2012년 3조7,784억원으로 24.2% 증가했다. 회사는 자원 분야 매출 볼륨이 커짐에 따라 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원개발 사업은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아직 손실인 사업이 허다하다"면서도 "하지만 업체별로 자원개발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이익의 중심 축은 트레이딩에서 자원개발 사업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