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낙하산 이사장' 요구한 거래소 노조

권력에 줄대기 빈축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낙하산 인사’를 스스로 요청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노조는 4일 성명서를 통해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은 증권업계 인사가 아니라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실현해 나갈 역량과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여야 한다”며 “신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의 비전을 이행할 역량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증권산업은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지만 거래소 산업은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오랜 경험과 올바른 철학을 요구한다”며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 부적격 인사 저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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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성 확보를 위해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고 내부인사의 승진을 요구하는 여느 노조와 달리 오히려 권력에 줄이 닿아 있는 정부측 인사를 신임 이사장으로 요구한 것이다. 특히 ‘증권업계 인사’, ‘과거의 실수’등을 언급한 대목에는 증권업계 출신인 현 김봉수 이사장 체제가 거래소와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묻어난다. 지난 2009년 12월에 취임한 김 이사장은 지난해 임기를 1년 연장해 올 연말에 임기가 만료된다.

증권가에서는 거래소 노조가 이런 성명을 낸 배경에는 힘 센 기관장이 임명되어야 숙원사업인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노조가 친박계 중진을 이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뛰고 있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김 이사장 체제를 경험하면서 어중간한 민간출신 보다 차라리 힘 있는 사람이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편이 공공기관지정 해제 등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공공기관장 인사를 앞두고 노조가 본분을 잊고 조직이기주의에 매몰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차기 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정의동 전 예탁결제원장, 임종률 전 국무조정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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