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이란 핵, 대타협만이 살 길

세계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제 세계 각국은 긴 반목의 시간을 뒤로 한 채 대타협을 통한 화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란 핵 문제 해결에 있어 군사공격은 ‘엎친 데 덮친격’으로 이란에 맞불을 놓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게 뻔하고 다른 걸프만 국가들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게 분명하다. 현재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자신감은 근거 없는 오만이 아니다. 이란은 지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혼자가 아니다.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이란 국민들의 애국심에 불을 지폈다. 이란의 이슬람 신성정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아랍 8개국 시아파들의 세를 규합하는 계기가 됐다. 이라크 전쟁으로 수렁에 빠진 미국과 달리 이란은 이라크와 레바논 등 걸프만 지지자들을 얻은 셈이다. 서방 선진국들의 정책을 보더라도 이란은 결코 고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팔레스타인과 다른 개발도상국들까지 우호 세력으로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지난주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언급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술개발 권리를 주장했다. 팔레스타인과 개발도상국들까지 지지세력으로 끌어안으려는 속셈이다. 따라서 미국은 군사공격(military attack)이냐 제재(sanctions)냐 하는 잘못된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이분법은 유럽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회원들간의 단합조차 해칠 우려가 있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비난에 발끈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국정 연례연설에서 미국의 대이란 정책 비협조의 속내를 비쳤다. 이란과 에너지 협력 관계에 있는 중국 또한 비협력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남은 선택은 협상 테이블을 테헤란으로 돌리는 것이다. 미국과 서방 선진국들은 이란이 받아들일 만한 당근책을 가지고 이란과 대타협에 나서야 한다. 미국은 이란에 군사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유럽 각국은 무역과 투자라는 당근을 쥐어줘야 한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중단과 중수로 가동 정지로 화답해 대타협을 이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이란 공격은 최악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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