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그룹, 한덕생명 인수

6개 부실생보사 매각 사실상 마무리SK그룹이 6개 부실 생보사의 마지막 단추였던 한덕생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부실 생보 매각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정부로서는 생보사 구조조정의 큰 산 하나를 넘어선 셈. 그러나 생보 매각작업을 주도한 정부의 아마추어적 정책에 대한 비판도 적지않다. 상당부분 매각과정에서 비현실적인 가격을 제시, 매각을 지연시키면서 되레 가격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한덕생명, 상처 속 매각=금융감독위원회는 7일 한덕 인수를 추진했던 영풍그룹이 인수를 포기해 SK·LG그룹, 흥국생명 등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결과 SK그룹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SK생명은 정부가 한덕생명의 누적 부실을 정리하면 영업권으로 2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제시했다. 다음주 SK그룹과 양해각서를 교환한 뒤 자산·부채 실사를 거쳐 4월 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 그러나 매각을 속단할 수 없다는 주장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한덕생명 부실규모에 대한 이견과 인수가격. SK는 정부의 자산평가가 너무 낙관적이라고 본다. 국민생명 인수에도 유동성에 부담을 느끼는 SK가 한덕까지 인수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 매각이 확정된다 해도 정부로서는 적지 않은 비판에 시달릴 듯하다. 정부는 한덕의 매각이 늦어지면서 가격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궁색한 처지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6월 한덕을 235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시했었지만 이번엔 200억원에도 인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매각 가격이 235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떨어진 셈. 금감위 관계자는 『매각을 안하면 P&A 밖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형평성 문제도 있다. 영풍생명에는 235억원 이하로는 안된다며 SK에는 200억원으로 매각하는 것에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는 것. 인수자 자격 시비도 있다. SK생명은 지난 3월 말 결산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생명은 5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게 확실하다. 심하게 표현하면 부실회사가 우량회사를 집어삼키는 엉뚱한 결과가 빚어진 셈이다. ◇재벌 각축장으로 결론지어진 생보 매각작업=한덕이 SK에 넘어가면 동아·태평양·한덕·조선·두원 등 6개 부실사에 대한 정리가 매듭지어진다. 지난해 4월18일 부실생보 매각 자문사로 CLSA와 태평양 법무법인을 선정한 후 1년여 만의 일이다. 인수사 중 현대그룹이 가장 먼저 조선·한국을 인수해 3월 현대생명으로 새출발했고 금호그룹은 자신보다 덩치가 큰 동아생명을 인수해 5월 통합법인으로 출범한다. LG화재는 지난해 한성생명을 인수하고 오는 5월말 정기 주총 때 사명변경 등을 통해 새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SK그룹도 국민에 이어 한덕을 인수할 경우 SK생명 등 3개 회사를 오는 7월1일까지 하나로 합칠 방침이다. 생보시장 전체가 재벌의 각축장으로 변한 셈이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입력시간 2000/04/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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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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