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 관계자에 따르면, 25일 밤 11시50분께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한국 문화원 건물 옆 보조 출입구 외벽에 라이터용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뒤 도주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국관광공사 직원이 그 직후인 밤 11시55분께 퇴근하면서 그을음 등을 확인한 뒤 신고했고, 소방차가 출동해 불이 꺼진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현장에는 라이터에 기름을 주입할 때 쓰는 소형 기름통 2개가 남아 있었다.
문화원 건물 외벽이 석재여서 별다른 피해를 남기지 않은 채 불은 꺼졌지만, 현재 보조 출입구 바로 앞의 외벽과 바닥에 그을음이 남은 상태다. 부상자와 재산 피해는 없다고 문화원 관계자는 전했다.
방화 시도 상황은 현장의 폐쇄회로 TV(CCTV)에 찍혔다. 일본 경찰은 이 CCTV 영상과 문화원 주변 CCTV를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중이다.
문화원은 일본 경찰에 범인 조기검거, 건물에 대한 특별 경계 강화 등을 요청, 관할 요쓰야(四谷) 경찰서는 순찰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문화원 관계자가 전했다.
일본 경찰은 도쿄 미나토(港)구의 주일 한국대사관 문 앞에 24시간 경비 인력을 배치하지만 한국문화원에는 상주 경비 요원을 배치하지 않는다. 대신 문화원이 자체적으로 고용한 사설 경비요원이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해 왔다.
한일 문화교류의 장인 한국문화원은 각종 한국 전통문화 소개 행사와 공연 및 강연, 한국 영화 상영 등이 이뤄지는 곳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반한 감정을 가진 일본 우익 성향 인사의 소행으로 볼 단서가 있는지에 대해 “현단계에서 확인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 2012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뒤 일본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됐던 2013년 1월 한 일본인이 고베(神戶)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연막탄을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