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부 "일시적 요인" 불구 하반기 경기하강 현실화 우려

선행지수 13개월만에 하락… 경기회복세 꺾이나<br>"유럽발 위기·계절적 요인탓 경기 상승국면 지속" 전망에<br>"민간부문서 재정효과 못살려 회복세 둔화 불가피" 분석도


'일시적인 부진인가, 경기하강의 시작인가.'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13개월 만에 하락 반전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경기 회복세가 기대보다 일찍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산업활동 주요지표 대부분이 작년 하반기만큼의 상승 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중국 긴축, 유럽발 재정위기 등 대외변수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경기선행지수 하락이 일시적 요인 탓이 크다며 당초 예상했던 올해 성장기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해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이끌었던 경기상승 기조를 민간에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경기하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선행지수 13개월만에 하락=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재고순환지표와 소비자 기대지수, 기계수주액 등 10개 지표를 토대로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대표적 지표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13개월만에 하락했다는 건 향후 경기가 하강할 수도 있다는 적신호라는 분석이다. 1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하락한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소비자기대지수, 건설수주액 등이 전월대비 하락했고 줄곧 오르던 장단기 금리차도 지난해 12월부터 축소되면서 선행지수를 꺾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1월 금융시장이 출렁였던 것도 선행지수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규돈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5대 지수가 많이 하락했는데 소비자기대지수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개별 산업지표들 역시 속사정은 마찬가지로 좋지 않다. 1월 광공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36.9% 상승하며 3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1월(-25.7%) 극도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월대비로 광공업생산은 화학제품, 자동차 등이 부진하며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경기 '상고하저' 실제화되나=정부는 일단 현 상황이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며 낙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월에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폭설 등 계절적 요인으로 선행지수가 반짝 하락한 것"이라며 "당초 정부가 예측한 흐름이 지켜지고 있고 앞으로 경기는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도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한 달 마이너스가 됐다고 바로 경기가 하강국면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현재는 경기 상승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같은 빠른 회복세를 올해도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올해까지 이어가긴 힘든 데다 민간 부문에서 좀처럼 바통을 이어받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 연구부장은 "지난해 하반기 보여준 빠른 회복세를 올해에도 연출하기는 힘들고 오히려 올 하반기 역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남유럽 재정위기, 미국과 중국의 긴축 움직임 등으로 이미 시장은 영향을 받았고 서서히 실물 지표로 옮겨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행지수는 증시 움직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하락세 전환은 향후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32포인트 오른 1,622.44로 마감했지만 경기 모멘텀이 둔화됐다는 걸 지표로 보여준 만큼 향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7년 11월 경기선행지수 고점과 2008년 12월 저점이 확인된 시점이 증시 하락 및 상승 전환시점과 일치하는 등 선행지수와 증시 변곡점은 십중팔구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