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중간선거·금리향방에 촉각

[주간 월가동향] 공화당 상원 장악 여부·금리인하폭등에 관심지난 4주 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 증시가 이번 주엔 새로운 불확실성 앞에 그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뒷전에 밀려 있던 곰(Bear)이 기지개를 켜면서 뉴욕 증권가를 어슬렁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주는 그 동안의 상승세에서 한숨 멈추어 새로이 나타나는 악재를 소화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까지 3주 동안 대부분의 주요 상장기업들이 3ㆍ4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 전년동기대비 7%의 수익 신장을 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비교적 좋은 성적이고 그 덕분에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번 주에 실적 발표를 하는 기업은 드문데, 오는 6일 시스코 시스템스의 분기실적 발표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경영분석기관인 퍼스트콜은 시스코의 분기 수익이 1년 전의 주당 0.04센트에서 올해는 0.13센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다우존스 지수는 73포인트(0.9%) 상승, 8,500 포인트를 넘어서 지난달 9일 저점 대비 18% 상승했다. S&P 500 지수는 3포인트(0.4%) 상승에 그쳤으나, 900포인트의 심리적 저지선을 뚫고 올라섰고, 나스닥 지수는 2.2% 올랐다. 주간 단위로 뉴욕 증시는 4주째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이제 그 피로감에 사로잡혀 악재에 대한 적응기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중간선거와 금리인하=이번 주에 뉴욕 증시에 가장 큰 이슈는 ▦5일의 미국 중간선거와 ▦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이번 중간선거에는 상원 3분의 1과 하원의원 전원에 대한 선거가 실시되는데, 특히 상원에서 1표차로 밀려있는 공화당이 승리할 것인가 하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뉴욕 금융가의 컨센서스는 종전처럼 상원은 민주당,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 행정부와 상하 양원을 동시에 차지할 경우 감세정책과 규제완화정책이 조기에 채택, 집행되고 그러면 경제와 주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정부와 의회를 함께 지배할 경우 견제와 균형이 약해져 이라크전과 같은 전쟁이 빈발할 것이라며, 공화당 장악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이슈는 오는 6일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현재 1.75%에서 1.5%로 내릴지 여부다. 금리 인하론은 지난 주에 급부상했다.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고, 메릴린치와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 등 두 은행이 금리 인하론을 들고 나왔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두번 남은 FOMC 중에서 한번은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연방기금을 거래하는 22개 은행 중 2개만 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월가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경제지표에 관심=미국 경제는 지난 주 발표된 각종 지표를 통해 나빠지고 있는 것이 완연히 드러났다. 미시건대와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심리지수가 모두 9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10월 소비 동향도 감소추세로 돌아섰고, 대표적 소비재인 자동차의 판매가 지난달에 30% 하락했다. 실업률이 다시 상승추세로 방향을 바꾸었고, 지난달에는 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는 3.1%로 지난 2ㆍ4분기의 1.3%보다 증가했지만, 4ㆍ4분기에는 1~2%로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번 주에는 ▦9월 공장 주문 ▦3ㆍ4분기 노동생산성 ▦9월 도매 재고 ▦10월 소매판매 ▦9월 소비자 신용대출 등이 발표된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는 9월 공장 주문이 3% 감소할 것으로 진단했으며, 메릴린치는 생산성이 3ㆍ4분기에 5.0% 증가하고, 소비자 대출도 지난 9월에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모든 경제지표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난 3ㆍ4분기 GDP 통계에서 투자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난 2년반 동안 미국 경제를 수렁에 빠트린 장본인은 투자 위축이었는데 기업들이 그 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쳐 이제 조금씩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IBM이 내년에 100억 달러 투자를 하겠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투자가 증가하면 신규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이 늘어 소비가 확대되는 선순환이 형성된다. 지금 미국 경제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기 직전에 지난 3년간 버텨온 소비가 피로감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는 새벽이 오기 직전의 어둠과 추위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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