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문재인 100일, 이런 리더십으론 계파 갈등만 키울 뿐

18일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는 날이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어느 한구석 이를 축하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당장 계파 갈등이 수습 불가능 국면으로 치닫고 있을 뿐이다.


비노계 수장 중 한 명인 박지원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문 대표를 향해 "선배들의 충언을 거두절미하고 지분·공천 나누기로 매도하시면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문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계파가 참여하는 당 혁신기구 구성을 제의했지만 문 대표 측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내부 문서가 공개되면서 비노 측을 더욱 자극한 데 따른 반응이다. 문 대표 측은 문서에서 "당이 어려운 틈을 이용해 기득권과 공천권을 탐해 당을 분열로 몰아가면 그건 기득권 정치"라면서 비노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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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연의 요즘 모습에서는 도저히 제1야당의 면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의 절반 수준으로 미끄러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는 올라가는데 문 대표는 계속 뒷걸음질이다. 이러다가는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정권교체도 언감생심이다.

문 대표는 당권 확보를 통한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꿈꾸고 있겠지만 이는 전술적으로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문 대표가 다시금 여론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은 국회 정상화뿐이다. 하루속히 국민 편으로 돌아가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내놓는 한편 지난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지 못한 50여건의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내놓은 여러 경제 활성화법 처리도 시급하다. 그래야 국민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고 흔들리는 당권을 추스를 수 있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새정연에 대한 실망감의 반작용일 뿐이다. 문 대표는 사태수습의 전후 맥락을 진지하게 되짚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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